[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1·2대 주주인 지니뮤직이 음원 서비스 엠넷닷컴을 운영하는 CJ디지털뮤직 인수를 추진한다.
국내 음원 시장은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M이 운영하는 멜론의 아성이 굳건하다. 그러나 올 들어 SK텔레콤이 대형 엔터사들과 제휴해 멜론 매각 이후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 상황.
이에 맞서 KT·LG유플러스도 CJ디지털뮤직 인수를 추진하면서 재격돌을 예고한 형국이다. 시장 재편 등 음원 시장에 지각변동이 본격화 될지 주목된다.
27일 지니뮤직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CJ디지털뮤직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CJ디지털뮤직 모회사 CJ E&M 관계자 역시 "음악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양사는 음원 서비스 플랫폼뿐만 아니라 유통권 인수까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가격, 인수 범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멜론의 유료 가입자는 현재 약 4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음원 시장의 50%가 넘는 수준. 또 지니뮤직 점유율은 20% 수준으로 추산된다. CJ디지털뮤직과 연합하게 되면 30%가까이 늘릴 수 있다.
CJ디지털뮤직은 지난 2016년 말 CJ E&M에서 분사한 E&M의 자회사다. 이때부터 CJ가 매각을 위해 분사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많았고, LG유플러스 등과 접촉하기도 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방향을 틀어 지난해 3월 지니뮤직 지분 15%를 인수, 1대 주주인 KT( 42.5%)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니뮤직이 프로모션 서비스로 LG유플러스 가입자를 확보하면 1위 멜론(카카오M)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M&A 향방 주목, 이통사 중심 시장 재편되나
이처럼 음원 시장은 이미 재편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올 초 SK텔레콤이 이른바 연합군 확보에 나서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올 초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와 협약, 한 배를 탔다. 이어 방탄소년단이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도 음악 사업 협약을 맺었다. 이들과 유통 계약을 맺고 독자 음악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인 것. 이들 3곳 기획사는 디지털 음원 시장의 15%, 음반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다.
이는 당초 SM, JYP, YG엔터테인먼트의 음악 유통권은 갖고 있던 지니뮤직에는 타격이 예상되는 대목. 실제로 SM, JYP가 SK텔레콤과 손잡은 데 이어 YG도 새로운 음원에 한해서만 지니와 유통 계약을 맺었고, 기존 음원은 자체 유통하기로 했다.
지니뮤직 매출의 40%는 유통 사업에서 나온다. 지니뮤직이 CJ디지털뮤직 인수에 나선 것도 이의 맞대응 전략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실제로 지니뮤직이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가입자뿐만 아니라 디지털뮤직의 모회사 CJ E&M의 유통권도 넘겨받을 수 있다. CJ E&M은 최근 온라인 음원 시장을 장악하는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 등의 음원을 유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SK텔레콤과 엔터사 제휴 소식은 1위 멜론보다 지니뮤직에 충격파가 더 컸을 것"이라며 "이번 M&A에도 유통권 협의가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M&A로 추가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NHN벅스 인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를 부인했지만, 가입자 기반의 음악 독자 플랫폼 구축이라는 당초 전략을 구현하려면 추가 M&A는 불가피 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인 것.
이에 따라 국내 음원 시장은 카카오와 이통사들의 전쟁터로 변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카카오와 이통사의 경쟁구도가 예상된다"며 "음원 플랫폼뿐만 아니라 유통 경쟁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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