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여부를 심의할 금융당국 일부 위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이해관계 논란에 금융위원회가 조사에 나섰지만 문제가 없어 그대로 진행할 것이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융위 감리위원회는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감리위원장인 김학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 감리위원 9명과 17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시 감리위 심의를 개최한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9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제재 과정에서 삼성그룹 용역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있는 감리위 및 증선위 위원은 심의에서 배제하라는 긴급지시로 금융위가 조사를 벌였지만, 문제가 없다고 최종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원장 지시로 조사를 한 결과, 최종적으로 그런 관계자들이 보이지 않았다"며 "이해관계자들이 없다고 판단한 만큼 기존 감리위원들 및 증선위원들과 그대로 심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삼성 측과 이해관계 우려가 있는 인사들이 그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심의를 할 예정이어서 대립이 첨예한 이번 심의의 중립성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이해관계 논란을 낳고 있는 대표적 인물은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위원회 위원장이다.
금융위 감리위는 총 9명으로 ▲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 ▲금융위 자본시장국장(또는 3급 공무원 이상)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계감사위탁감리위원회 위원장 등 당연직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 추천인 ▲회계 전문가 1인 ▲변호사 1명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당연직인 한공회 위원장은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린 한공회의 구성원이란 점에서 독립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앞서 한공회는 지난 2015년 비상장사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1차 감리를 진행하고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낸 바 있다. 이는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증선위 비상임위원인 박 모 씨의 이력에도 이해관계 우려가 제기된다. 그는 정석우 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와 같은 해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졸업했다. 또 박 증선위 비상임위원은 정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가 지난 2013년 4월부터 3년간 증선위 비상임위원을 역임하고 임기가 만료되자, 그 후임으로 증선위 비상임위원이 됐다.
정석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는 증선위 임기를 마친 후, 4개월 뒤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자리를 옮겼고 같은 해 9월 열린 이사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을 위한 신주 발행 및 구주 매출 안건을 승인했다. 현재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학수 상임위원도 이해관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김 위원은 지난 2015년 자본시장국장을 역임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근거가 된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을 허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계속 영업손실을 내 기존 규정으로는 상장할 수 없었다. 그러나 거래소와 금융위는 우량기업 상장을 유치한다는 명목으로 시가총액 6천억원, 자기자본 2천억원 이상인 기업이면 영업손실을 내도 상장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는 워낙 시장 영향력이 큰 건이기 때문에 과거 이력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는 감리위에서 철저하게 배제돼야 한다"며 "감리위원 전원의 이력과 감리위 회의록도 투명성 측면에서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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