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가 일본시장의 독자진출을 본격화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혼자 힘만으론 한계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페24는 최근 연매출 1천억원에 달하는 일본 패션기업 '미스아이디'의 온라인 쇼핑몰 '셀렉트모카' 유치에 성공했다. 현재 카페24로 한국어·영문·중문·대만몰을 구축해 운영 중인 셀렉트모카는 앞으로 카페24와 연동된 국내외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해 판매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일본 특성을 감안하면, 일본기업이 해외업체와 손잡한 이번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카페24가 아직 일본 기업에 맞게 자사 플랫폼을 현지화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인 셈이다. 여기에 연매출 1조원 이상 규모의 일본 패션기업도 카페24를 통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카페24 솔루션이 한국 사용자에게 맞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이 해외 진출을 위해 카페24 플랫폼을 선택한 점을 비춰보았을 때, 일본시장 직접진출에 대한 성공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며 "현지화된 플랫폼이 공식 론칭하면 다양한 일본 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의 활발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은 글로벌 전자상거래에서 톱4 안에 드는 시장으로, 65조원 규모의 한국보다 2.3배(150조)나 더 크다. 최근엔 '라쿠텐' 같은 유명 마케플레이스에 가려져있던 독립몰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데다, 이들 쇼핑몰 중 해외에 진출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 국내외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모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카페24의 일본 진출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본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강자인 이베이는 물론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과 LG마저도 고전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또 한류열풍에 힘입어 한국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후진국'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코리아센터의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메이크샵'이 현지 1위 기업으로 올라선 데에도 현지 기업과의 합작이 주효했다.
2001년 일본에 진출한 코리아센터는 일본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GMO'와 손잡고 '메이크샵 재팬'을 론칭, 2006년부터 흑자를 냈다. 메이크샵 재팬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몰(ASP)들의 총 거래액도 나날이 증가해 최근 5년간 업계 1위(거래액 기준)를 기록했다. 작년 메이크샵 재팬의 거래액은 1조5천억원으로 올해는 2조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김기록 메이크샵 대표는 최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한국과 가까우면서도 문화가 크게 다르다. 예컨대 한국은 소비자들이 오픈된 게시판에 리뷰를 남기지만 일본에선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를 우려해 모든 소통을 이메일로 한다"며 "메이크샵이 처음으로 진출했을 때는 한류열풍의 시초인 '겨울연가'가 나오기 3년 전이어서 서러움을 많이 당했다"고 회고했다.
메이크샵은 이 같은 어려움을 철저한 현지화로 풀어나갔다. 채용도 현지인력을 중심으로 진행해 현재는 한국 직원이 단 한명도 없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일본 기업으로 인식할 정도다. 반면 카페24는 100% 독자 진출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도 '한국=IT강자'라는 인식이 있어 다른 제조업보다 진출 여건이 좋지만, 일본이라는 시장 자체가 워낙 특수성이 있다 보니 독자진출로는 완벽한 현지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며 "해외진출을 노리는 일본기업뿐 아니라 일본 내수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지려면 결제와 배송만 현지업체와 제휴하는 단계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페24 관계자는 "일본에도 자국 솔루션 기업이 있긴 하지만, 카페24처럼 웹호스팅에 결제·배송·마케팅·광고 등을 모두 진행해주는 '원스톱 서비스' 기업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또 모든 솔루션을 일본 시장에 맞게 개발하는 회사도 카페24가 처음"이라며 "일본에서도 전자상거래업체의 해외 진출을 국가적으로 밀고 있는 상황이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결제, 물류 등의 전자상거래 기반은 현지 유력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철저히 현지화된 서비스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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