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지은 기자] 4차 산업시대 데이터는 석유처럼 다양한 산업의 원료가 된다.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데이터를 '21세기 석유'에 비유한다면, 쿠콘은 '21세기 정유기업'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석유인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기업에서 기업으로 데이터가 흐르도록 인프라를 연결하기 때문이다.
쿠콘이 설립된 2006년. 당시 회사는 핀테크 기업 웹케시에서 분사한 금융 인프라 기업에 불과했다. 웹케시의 핀테크 서비스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 가령 금융기업·기관의 결제·송금 정보를 전달하는 일을 전담했다.
하지만 설립 13년 차를 맞은 쿠콘은 '비즈니스 정보제공 기업'으로 화려한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인프라를 통해 수집한 다양한 비즈니스 정보를 가공·연결해 비즈니스로 통하는 길을 제시하는 것.
최근 서울 영등포 쿠콘 본사에서 만난 김종현 각자대표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대 회사를 만들겠다"며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든 비즈니스 정보, 쿠콘에 있다"
쿠콘이 제공하는 비즈니스 정보는 국내외 금융·공공·실물정보 5만여종으로 다양하다. 비즈니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2천500여개 기관과 정보를 연결하고 있다. 수집·연결된 정보는 기업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로 제공한다. API는 기업이 쉽게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다.
여러 기업이 쿠콘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보험 통합 관리 앱 '보맵'은 쿠콘의 보험정보 API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덕분에 사용자는 휴대폰 인증 한번으로 가입한 보험상품과 보험료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페이'는 쿠콘의 신분증 진위여부 API를 활용, 비대면 카드 발급 시 신분증 접수·진위 확인 업무를 자동화했다. 이 외 SK렌터카, 우리카드, 한화생명보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쿠콘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종현 대표는 "지난 7~8년간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고려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프라 연결과 정보 수집에 그야말로 '올인'했다"며 "고객이 필요한 정보라면 어떻게든 데이터를 수집·연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쿠콘은 비즈니스 정보제공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매출 160억, 영업이익 26억원을 달성했다. 2년 전에 비하면 영업이익은 180% 이상 늘었다. 지난달엔 전자금융솔루션 업체 케이아이비넷과 합병을 완료, 지급결제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케이아이비넷은 국내서 은행계좌에 기반을 둔 금융밴(VAN)을 최초로 서비스한 기업. 국내 전 은행에 가상계좌를 가지고 있다.
쿠콘은 이미 6년 전부터 웹케시 출신의 장영환 대표가 이끄는 케이아이비넷과 사업 협력을 추진하며 화학적 결합을 이뤘다. 이어 올해 합병을 통해 물리적으로 결합했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쿠콘으로, 김종현·장영환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합병 시너지를 통해 올해 매출 32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달성한단 목표다.
장영환 쿠콘 각자대표는 "비즈니스 정보를 제공와 지급결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기업은 쿠콘이 최초"라며 "쿠콘이랑 연결되면 핀테크가 쉽다"고 강조했다.
◆"상생·글로벌 추구…직원이 좋은 회사 목표"
정보는 공유되고 활용될수록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쿠콘의 생각이다. 이에 회사는 올해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수수료 없이 비즈니스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앞서 쿠콘은 보맵을 서비스하는 레드벨벳벤처스에 기술 투자를 단행하고 비즈니스 정보를 이용 수수료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비용 부담이 높은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상생을 추구한 것. 대신 일정 매출을 넘어서면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로 투자를 진행했는데, 최근 수익 공유가 발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쿠콘의 사업 키워드 중 하나는 상생"이라며 "핀테크 업체가 쿠콘의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수수료에 대한 비용 부담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콘의 또 다른 사업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장기적으로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겠단 포부도 갖고 있다.
이미 3년전 일본 현지 공동법인인 'MWI(미로쿠 웹케시 인터내셔널)'를 설립하고 현지 인프라를 구축했다. 하반기엔 법인의 은행·카드 이용내역 등을 조회하고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과 연동하는 '뱅크노트' 서비스를 출시한다.
또 중국, 캄보디아 법인을 통해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쿠콘과 비슷한 사업을 하는 '요들리(Yodlee)'와 협력하고 정보 공유를 통해 북미권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30개 국가의 2천여개 금융기관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고 있지만,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지속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영업이익의 상승분 절반은 급여인상, 연말성과 등으로 직원들에게 돌려주고 회사와 직원의 동반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직원이 좋은 회사, 근무환경이 좋은 회사, 누구나 오고 싶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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