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국내에 3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에게 내국인과 동일한 의료보험 혜택을 지원하면서 고액 진료를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진료비가 늘어나면서 건강보험 재정도 악화돼 외국인 가입자의 가입요건과 보험료 책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9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진료비 지출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장기체류 재외국민과 외국인의 의료권 보장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일정요건을 갖춘 외국인은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공무원이나 교직원으로 임용, 채용된 외국인은 물론 입국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한 경우 또는 유학, 결혼 등의 사유로 3개월 이상 거주할 것이 명백한 사람도 본인 신청에 의해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서의 자격취득이 가능하다.
지역가입자로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3개월분의 건강보험료를 선납해야 하며, 소득이 없거나 파악이 어려운 경우 전년도 말 지역가입자 세대당 평균건강보험료를 적용한다.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등에 대한 건강보험가입 특례제도 개정 와 국내체류 외국인 증가 등으로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외국인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2017년 기준 91만 명에 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1999년 건강보험법 제정 당시 특례 조항에서는 본인 신청에 따라 적용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이후 직장가입 의무화, 지역가입 대상 확대 등의 제도개선이 이루어져 왔다"며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 외국인은 2017년 말 기준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1.79%이며, 이 중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는 각각 64만 명(70.4%), 27만 명(29.6%)"이라고 분석했다.
국적별 비중은 2017년 말을 기준으로 중국(51.4%), 베트남(8.8%), 미국 (4.5%), 필리핀(3.6%), 태국(2.5%), 일본(1.8%) 등의 순이다.
일부 외국인 가입자에게서는 부정수급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6년 동안 재외국민 및 외국인의 건강보험 부정수급 건수는 166,834건으로 동 기간 내국인 부정수급 건수(69,549건)의 2.4배에 달한다. 내국인이 6개월 이상 건강보험료를 체납할 경우 보험급여를 즉시 중단하나, 외국인의 경우 자격상실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김 수석연구원은 지적했다.
특히 외국인 지역가입자를 중심으로 한 진료비 증가는 건강보험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11만300원)는 외국인 직장가입자(5만4천707원) 대비 2배 이상 높으며, 최근 5년간 6.4% 증가했다.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대비 급여비 비율은 3.22배로 전체 국민건강보험가입자(1.06 배)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
이에 따라 향후 국민건강보험의 재정누수 위험 요인이 존재하므로 제도 악용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가입요건, 운영방식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우선 고액진료를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하여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사례 방지 등 건강보험의 효율적 제도 운영을 위해 체류기간 강화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일본의 경우 외국인이 치료목적을 숨기고 입국하여 공적건강보험에 가입하여 본인부담 30%로 고액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무임승차환자 문제로 외국인 전용보험의 도입이나 건강보험 가입을 위한 체류조건 연장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의 부정수급 및 보험료 체납에 대한 관리 강화와 더불어 이들에 대한 보험료 부과체계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현행 지역가입자의 평균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에서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 지출에 연계한 보험료 책정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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