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종호 기자]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통신과 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하며, "전 세계의 비상한 관심과 기대 속에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조미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북미)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해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심도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매체의 보도 시점이 딱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북한은 그동안 중요 행사에 대해 사후에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북한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사전에 보도한 것은 그만큼 사전에 북미 간 조율된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통일부 정례브리핑에서 "지난번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시에는 중국 방문 후 귀국 시점에 중국에 방문했다는 보도한 바 있었다"며 "이번 싱가포르 방문 시에는 출국 후 바로 보도했다는 점이 좀 특이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 매체들이 새로운 북미관계와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실현 등에 대해서도 함께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큰 틀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북한이 전격적으로 받아서 합의문에 넣는 결심을 일정하게 미국측에 전달한 거 같다"며 "미국측도 그에 상응해서 체제 안전보장 등 북한이 원할 수 있는 확약이나 보증에 관한 부분을 명문화시키는 쪽으로 '딜'(deal)'이 잘 된 거 같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큰 틀에서 그정도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이러한 내용을 보도하기는 애매하다"며 "긍정적 신호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DMZ(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에서 미 대표단이 북측 대표단과 외교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데 긍정적 논의와 중대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힌 점을 고려했을 때, 북미 간 이미 상당 부분 의제와 관련해 내용상 합의를 이뤘을 가능성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양측 실무진은 정상회담 의제와 합의 문구 등에 대해 최종 조율 작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북한이 6·12 북미 정상회담 날짜에 대해 노동신문을 통해 지난달 27일 이미 언급한 만큼, 국내 정치용으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번 더 언급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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