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자유한국당이 친박(親 박근혜)·비박(非 박근혜)계 간 계파 갈등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이 당내 또 다른 정치적 뇌관으로 떠올랐다.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김경수 경남도지사·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자들이 지난달 26일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동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하면서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논의가 시작된 국책 사업이다. 지난 10여 년간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놓고 부산과 대구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다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6월 '김해공항 확장·대구공항 통합이전'으로 논란은 매듭지어졌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대선을 앞두고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도 이번 지방선거 대표 공약으로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을 내세웠다.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국당 영남권 의원들은 둘로 쪼개졌다.
PK(부산·경남)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대체로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환영의 의사를 밝힌 반면, TK(대구·경북)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TK에 대한 겁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훈 의원(재선·대구 서구)은 지난 28일 TK 지역 의원들과 공동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유일하게 승기를 잡지 못한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겁박이나 새로운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정략적 행보가 아닌지 상당히 우려스럽다"면서 "국론 분열과 영남권 갈등, 정쟁을 유발하는 꼼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재선·대구 달서구을)도 지난 29일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반대한다"면서 "지난 십년 간 부산과 대구 국회의원들 간에 수많은 갈등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책 사업으로 결정이 돼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다시 언급을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TK 지역 의원들의 이 같은 반응에 유기준 의원(4선·부산 서구동구)은 이날 통화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문제를 PK·TK 대립이라는 정치적 의도로 보면 안 되고, 한국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봐야한다"면서 "국제공항이 되려면 24시간 비행이 가능해야 하는데, 김해공항은 24시간 운행이 안 된다. 이것 하나만 봐도 가덕도신공항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도읍 의원(재선·부산 북구강서구을) 측 관계자도 "김해신공항이든, 가덕도신공항이든 신공항이 건설돼야 동남권 항공 수요의 포화상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 오거돈 당선인은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하자'고 하고, 국토부는 '검토한 적이 없다'고 하고, 홍영표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김해신공항을 뒤집을 수 없다'고 하고 있지 않느냐. 가덕도든, 김해든 청와대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 시절, '부산 가덕도신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반면, 이진복 의원(3선·부산 동래구)은 이날 통화에서 "지난 십년 간 수많은 갈등을 하나로 만든다고 돈과 시간, 행정력을 낭비했는데, 지금 또 낭비하려고 하느냐"면서 "시장이 바뀌었다고 정책마저 바뀌면, 다음에 또 시장이 바뀌면 또 뒤집을 거냐.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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