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윤석헌 호(浩) 금융감독원이 투명하고 공정한 자본시장 확립 의지를 공식화했다. 윤 금감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언론 브리핑의 키워드는 '법·규율·질서'였다.
윤 금감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춘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직접 발표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투자환경 조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법인의 핵심정보 공시를 강화하고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나 회계분식에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투명하고 공정한 질서 확립의 일환이다.
금감원은 금융감독혁신 과제로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 ▲자영업자‧서민 등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 ▲투명‧공정한 금융시장 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금융감독 역량 강화 등 크게 5대 부문을 꼽고 부문별 핵심과제로 17가지를 제시했다.
윤 원장은 도입 취지에 대해 "삼성증권 배당사고 등에서 보듯 그간 금융회사는 단기성과 중심의 경영과 폐쇄적 지배구조, 부실한 내부통제로 소비자 보호가 미흡했고 이로 인해 각 종 금융사고와 불건전 영업행위가 끊이지 않았다"며 "우리 금융산업이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사람 중심의 지속성장 경제'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역점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명‧공정한 금융시장 질서 확립과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가 이날 금융감독혁신 과제로 특히 강조됐다. 이들 부문에 대한 핵심과제는 4~5가지로 다른 부문에 비해서도 많았다.
금융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금감원은 투명하고 공정한 투자환경 조성과 상장법인의 핵심정보 공시 강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 회계분식 엄정 대처를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기업-투자자 간 기업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기업 M&A(합병, 영업양수도 등) 시장의 선진화 유도하며 자산운용사의 상장법인에 대한 의결권행사 업무프로세스와 공시실태 등을 모니터링해 스튜어드십 코드의 정착을 지원하겠단 방침이다.
공매도 제도를 악용하는 불공정거래나 무자본 M&A·최대주주 변경 등을 이용한 복합 불공정거래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이슈에 대해서는 기동조사반 운영해 투자자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최소화하겠단 설명이다. 이를 위해 내년 중으로 디지털포렌식 장비와 현장조사권 등 조사수단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광범위한 투자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대기업에 대해선 회계 감시망을 대폭 확충해 분식회계를 철저히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내 고의적 회계부정 및 기업‧회계법인 경영진에 대한 제재 강화를 위한 감리결과 조치양정기준을 개정하겠단 설명이다.
윤 원장은 "분식회계 발생시 광범위한 투자자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대기업에 대해 밀착 모니터링을 하고 표본감리 선정대상을 확대해 회계 감시망을 대폭 확충할 것"이라며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 회계처리의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개발비 자산화 시점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금리‧수수료 등 가격결정체계 합리화, 소비자피해의 사전예방‧사후구제 등 전방위적 소비자보호 핵심과제도 5가지나 꼽혔다.
이를 위해 은행과 제2금융권 대출금리 산정체계 합리화와 금융회사의 자율적 영업행태 개선을 위한 업권별 '영업행위 윤리준칙'이 연내 시행된다. 대형 보험대리점(GA)의 자율규제 기능이 보험회사 수준으로 강화되도록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의무화도 추진된다. 신종 비대면 금융플랫폼 이용자 보호 강화를 위해선 연계대부업자 전수조사 등을 통해 P2P대출 시장의 규제 공백을 최소화하겠단 방침이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혁신 과제 중에서도 법규 개정 없이 단독으로 추진 가능한 과제는 계획된 일정 등에 맞추어 차질없이 추진하고 법규 개정이 필요한 사안 등은 금융위원회 등 유관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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