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 세계로 확전되면서 수출의 불확실성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 6일(현지시각) 철강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이달 중으로 잠정 발동하기로 했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미국이 철강 관세를 부과하자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효하는 표결에 돌입, 28개국 중 25개국이 찬성했다. EU는 이달 중 세이프가드를 발효해 쿼터 및 초과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명목으로 '무역확정법 232조'를 근거해 조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일률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초 미국 정부는 철강 공급 과잉을 초래한 중국을 겨냥한 것이었지만, 파급효과는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각 철강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관세장벽이 생기자 유럽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으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수입제품이 몰려들자 EU는 결국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로 맞대응에 나섰다.
국내 철강사는 미국의 관세조치에다 EU의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 시장에서 관세면제국 지위를 유지하는 대가로 수출 할당제를 수용했다. 지난 2015~2017년 3년간 연평균 수출량의 70%만 미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데 지난 상반기 쿼터 상당부분을 이미 소진했다.
결국 미국 시장 대신 유럽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국내 철강사 입장에서는 EU의 이같은 조치에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실제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향 수출물량이 330만2천152t으로 4년 전인 2013년(155만6천699t)의 약 2배 증가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무역조치 영향이 유럽으로 넘어가면서 세계 전체의 철강시장 불안전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진출에 가로막히면서 국내 철강사는 수출 다변화를 위해 유럽에 주목해온 만큼 이번 세이프가드조치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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