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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伊 럭셔리 남성브랜드 '페이·볼리올리' 줄줄이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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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종료로 국내매장 철수…'구찌맨·디올옴므'로 男전문관 강화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남성 명품시장이 급속도로 성장 중인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이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를 연달아 철수했다. 업계에서는 남성 럭셔리 브랜드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최근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페이(Fay)'와 '볼리올리'의 계약이 끝남에 따라 국내 매장을 정리했다.

두 브랜드 모두 신세계가 지난 2014년 본점 신관 6층에 남성 전문관을 열며 국내 단독으로 선보인 브랜드다. 당시 신세계는 남성 명품·컨템포러리 브랜드 100여개를 입점시키며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 명품기업 '토즈그룹' 소속인 페이는 비즈니스와 캐주얼, 도심과 아웃도어 등 어떤 상황에서도 잘 어울리는 '다목적 디자인'을 콘셉트로 한다. 클래식한 재킷에 탈부착 가능한 패딩 소재 이너를 더해 보온성을 높이면서 베스트를 입은 듯한 느낌을 연출하는 등 실용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갖춘 브랜드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 패션으로 알려진 페이는 2013년 신세계의 편집숍 '분더샵'을 통해 한국에 첫 상륙했다. 이후 신세계는 2014년 본점에 아시아 최초 페이 부티크를 열고 2016년엔 강남점에 남녀 단독 매장까지 냈다. 지난해 본점 매장이 철수한 데 이어 최근 강남점까지 문을 닫은 것이다.

볼리올리는 100년 넘게 남성 정장과 원단을 제조해온 이탈리아 브랜드로, '가먼트 다잉' 염색 기법이 특장점이다. 명품 수트 브랜드가 즐겨 사용하는 가먼트 다잉이란 울·캐시미어 등 소재로 제품을 만든 뒤 그 자체를 염색하는 기법이다. 염색된 원단을 재단해 만드는 제품보다 옷감 손상이 덜해 남성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볼리올리 역시 지난 2014년 신세계 본점에 전 세계 두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 매장을 열었다. 2016년엔 강남점에 밀라노 현지 콘셉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2호점을 열어 화제가 됐었다. 최근 두 매장이 모두 철수한 가운데, 국내서 완전 철수한 페이와 달리 볼리올리는 신세계의 남성 명품 편집숍 '분더샵클래식'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페이와 볼리올리는 국내에 모노샵을 여는 조건으로 단독 운영 계약을 맺었었다"며 "계약이 종료되며 매장도 철수하게 됐는데, 볼리올리는 한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전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분더샵클래식에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는 한국 시장 완전 철수로, 직구로만 구매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볼리올리 나간 자리에 '디올옴므'…명품전문관 강화 지속

신세계는 두 브랜드를 철수했지만 남성 전문관 강화기조는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신세계는 남성 명품시장 공략을 위해 이달 말께 '구찌맨'과 '디올옴므' 매장을 열고, 강남점에서 '발렌시아가맨' '엠포리오 아르마니'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을 잇달아 낼 예정이다. 남성 소비자 공략을 위해 구두 브랜드 '처치스'와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 입점도 추진 중이다.

신세계가 이처럼 남성 전문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남성 명품 시장이 다른 패션부문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세계 명품 장르의 30대 남성 구매고객은 여성고객을 9.7%포인트 앞서며 명품 의류와 잡화 소비 핵심층으로 자리잡았다. 남성고객 증가율(14.1%)도 여성 증가율(2%)를 크게 앞섰다. 덕분에 신세계 남성 전문관 매출도 전년 대비 27.7% 증가했다.

자기 주도적인 소비와 유행에 민감한 30대 남성 고객들의 의류와 신발 뿐 아니라 액세서리·소품 등에 관심을 나타내며 남성 명품 시장도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만간 브랜드 옥석가리기도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가 야심차게 들여왔던 볼리올리와 페이를 철수한 배경에도 '선택과 집중' 전략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볼리올리와 페이가 임팩트 있었던 브랜드는 아니었다"며 "남성 명품 시장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는 추세"라고 설명헀다. 이어 "밀레니얼 고객을 타깃으로 온오프라인 구매 편의성이 높되 브랜드 정체성이 명확하고 상품의 다양성과 신선함이 완비한 브랜드는 살아남고 애매한 브랜드는 철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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