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통신 3사가 하반기 IPTV 시장 공략을 위해 키즈 사업을 적극 강화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등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를 기반으로 자체 콘텐츠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키즈 시장은 말 그대로 불황을 모르는 분야로 스포츠와 함께 새로운 킬러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KT, LG유플러스는 하반기 미디어사업 전략 일환으로 앞다퉈 IPTV 서비스 강화에 나서면서 키즈 시장 공략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무선 분야 실적이 가계통신비 인하 등 규제로 하락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IPTV에 사업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향후 치열한 경쟁 양상도 예고된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국내 IPTV 키즈 사업 역량은 글로벌에 견줘도 공략 가능한 수준"이라며 "IPTV 3사가 벤치마킹을 통해 서비스 경쟁에 나선 것은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바람직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 IPTV 리뉴얼 통해 맞춤형 '키즈' 개편 박차
실제로 통신3사의 IPTV는 최근 실적 부분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2분기 IPTV매출은 3천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1%나 늘었다. KT도 미디어콘텐츠사업에서 IPTV 가입자 확대와 지니뮤직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7.6% 늘어난 6천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유플러스 역시 IPTV 가입자가 372만명, 14.5% 증가했으며, 매출역시 21.5% 늘어난 2천14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통신3사는 이 같은 IPTV 사업 강화를 위해 '키즈'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가입자 유치보다는 가입자를 방어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효과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매력 높은 부모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키즈 시장 공략을 위해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교육업체와 제휴 또는 자체 콘텐츠 비중도 앞다퉈 늘리고 있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는 이번에 B tv의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새롭게 '키즈홈'을 구성했다. 홈화면 개편으로 키즈 서비스는 하루 시청 편수 또는 시간을 미리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아이가 리모컨으로 TV 화면 속 뽀로로 등 인기캐릭터의 '양치하기', '세수하기' 등 행동을 통해 자연스러운 생활습관을 교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KT도 올레tv 서비스 패키지로 '올레 tv 키즈랜드'를 제공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들의 TV 시청 패턴과 발단단계 및 정서들을 고려한 맞춤 서비스 환경으로 구성됐다. 유해 콘텐츠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키즈모드'도 도입됐다. 키즈 전용 리모컨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아이들나라'를 선보인 이후 지난 1일 2.0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부모와 아이에게 최적화된 사용자환경을 제공한다.
◆ 일방향에서 양방향 진화, AR 콘텐츠 도입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3D나 AR, 가상현실(VR) 도입도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도서를 매개로한 서비스들로 구성돼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양방향 콘텐츠로 꾸며진 게 특징. 다만 3사가 각각의 특성에 맞게 다른 형태로 제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주력 서비스는 '살아있는 동화'다. 3D 안면인식 기술과 실시간 표정 자동 생성 기술 등이 접목됐다. 기술 구현을 위해 SK텔레콤의 AR/VR 기술인 'T리얼'이 도입됐다.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이 관련 핵심 기술 11건을 포함해 AR/VR 관련 60여 핵심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3~7세 대상 아이의 얼굴, 목소리, 그림을 담아 나만의 TV 동화책을 만드는 형태다. 아이들이 자신의 얼굴을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찍어 TV로 보내면 된다. 동화속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얼굴 표전이 변하는 '역할놀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TV 화면 속 동화에 구현하는 '그리기', 동화 속 주요 문장을 아이의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말하기' 등을 해볼 수 있다.
윤상철 SK브로드밴드 애니메이션 담당은 "동화의 몰입감을 통해 전달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스마트폰으로 한번만 제작하면 이후에는 TV로 볼 수 있는게 차이"라며, "'말하기' 등은 영어 공부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KT는 AR에 모션인식을 적용했다. 'TV쏙'은 KT가 지난해 5월 출시한 IPTV '하이퍼 VR' 서비스와 모션인식 AR 기술을 더한 것으로 스마트폰 앞에 있는 아이의 동작을 실시간 인식해 반영해준다. 우리집 앨범에 저장하면 스마트폰으로도 공유할 수 있다. 키즈랜드 출시 이후 123% 이용자수가 증가하기도 했다.
누적 이용건수 30만건을 돌파한 '소리동화'와 AI 솔루션 기가지니를 활용한 음성인식 기반 영어발음 교정 콘텐츠, 얼굴표정을 인식하는 '나는 타이니소어' 등도 활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AR 놀이플랫폼으로 '생생체험학습'을 도입했다. 8가지 신규 AR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이가 그린 그림이 TV 동화속으로 들어가는 '내가 만든 그림책'과 직접 색칠한 물고기가 TV 수족관으로 나타나는 '물고기 그리기'가 대표적이다. '도레미 물감놀이'와 비눗방울 톡톡' 등의 모션 인식 서비스도 제공한다.
'외국어놀이'는 네이버 인공지능 서비스 '파파고'를 도입했다. 아이가 원하는 외국어 문장이 있을 때마다 TV 속 캐릭터에게 리모컨을 통해 물어보고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이상엽 LG유플러스 기술개발그룹장(상무)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표현하는 애니메이션 기술이나 2D를 3D로 전환하는 기술, 손동작을 인식하는 모션인식 등을 추가했으며, 인식률 등의 제반 기술역량을 높인 후 어떤 방식으로 오픈할 지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 제휴 및 자체 제작 콘텐츠 대폭 확대
통신3사는 키즈 시장 공략을 위한 콘텐츠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교육업체들과 제휴 또는 자체 콘텐츠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한솔교육 전집을 비롯한 다양한 출판사들의 베스트셀러 250여편을 엄선해 11가지 누리과정 생활주제 및 연령별 발달단계에 맞는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에 적용했다.
B tv 독점 서비스로는 '영어쑥쑥' 코너를 통해 '마더 구스 클럽', '리틀 팍스' 등 영어권 현지 아이들이 즐겨보는 글로벌 인기 키즈 영어교육 콘텐츠 1천200여편을 무료로 제공한다. 뽀로로 등 1천500여편의 인기 애니메이션 VoD도 무료다.
윤 부문장은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4개사가 비슷한 규모로 '뽀로로'에 투자했다"며, "키즈 콘텐츠 50여편 등 4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대교와 손잡았다. 대교의 프리미엄 동화 500여편을 독전-독서-독후 3단계로 읽을 수 있는 '대교 상상 키즈'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교의 교육 전문가가 매일 추천하는 큐레이션 '하루 듬뿍 책읽기'를 기반으로 4천여편의 다양한 TV 동화 콘텐츠를 무료 제공한다.
핑크퐁, 뽀로로, 캐리와 장남간 친구들 등 전용 무료 채널에는 KT의 100% 자체 제작 프로그램으로만 편성했다. 광고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키즈 전용 TV 요금제인 '올레 tv 19키즈'(월 2만900원, 3년 약정)에 가입하면, 250여갱의 국내 채널과 함게 매월 1만5천여편의 키즈 VOD를 제공하는 '프라임키즈팩'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유희관 KT 미디어사업본부장은 "어린이 교육 프리미엄 브랜드 대교, 스마트스터디 등과 제휴해 프리미엄 콘텐츠를 엄선해 제공하고, KT만의 차별화된 자체 제작 콘텐츠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LG유플러스는 웅진씽크빅과 제휴했다. 현재 450여권으로 시작해 연내 1천여권 지원이 목표다. 전문가들이 나서 매주 9편씩, 연 468편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도입한다.
생생한 자연관찰학습을 위해 내셔널지오그래픽, BBC키즈 다큐 등 약 500여편의 콘텐츠를 확보했다. AR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105종의 콘텐츠를 등록했다.
영유아 콘텐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12년 연속 육아 베스트셀러인 임신출산육아대백과를 영상콘텐츠로 제작하는데도 투자했다. EBS 육아학교와 12인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U+육아상담소' 콘텐츠는 월 8편 연 96편을 제작하는데도 투자를 병행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자문한 임산부를 위한 건강 콘텐츠 역시 27편을 자체제작했다.
이건영 LG유플러스 홈/미디어상품담당은 "국내 창의융합 콘텐츠 투자가 일부 스타트업이 하고는 있으나 많지 않은 실정이다. LG유플러스가 마중물 성격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에 연 5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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