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창업이래 제철보국(製鐵保國)의 생각을 잠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양질의 철을 생산해 국부를 증대시키고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하며 복지사회 건설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국민적 염원과 절박한 시대적 요청 앞에서 제철소 건설이라는 과업을 맡게 됐을 때, 회피할 수 없는 일생의 사명이라고 느꼈습니다."
창업자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1970년대 밤낮으로 건설현장을 누비며 직원들에게 제철보국의 신념을 갖고 일할 것을 주문했다. 포스코는 일본 식민통치에 대한 피해 보상금을 기반으로 설립된 만큼 시대적·역사적 부채의식 속에 국민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창업 당시 자본도, 기술도, 인력도 없는 상황에 박 명예회장은 이같은 경영철학으로 오늘의 포스코를 만들었다. 철강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철강사를 제치고 9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포스코가 선정된 것도 그의 이같은 꿈과 한(恨)이 서려있는 기업정신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며 신임 사령탑에 오른 최정우 회장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커지고 있다. 회장 선임 과정을 놓고 불거진 정치적 외풍 논란을 비롯해 시민단체의 검찰 고발 등의 문제를 잠재우기 위해선 그는 반드시 성과로 보답해야 한다.
최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기업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의 100년 기업을 위한 새 비전으로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제시했다. 고객, 공급사, 협력사를 비롯해 우리 사회 및 국민과 함께 발전하겠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와 임직원, 공급사, 협력사, 지역사회, 일반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겠다"며 "더불어 성장해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포스코를 더욱 강한 기업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동시에 그는 개혁의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안정적인 수익창출 모델 마련을 위해 철강부문의 차별화와 에너지·소재와 바이오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해 조직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또 외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포스코 러브레터'에 이어 7일 전 임원에게 개혁 아이디어를 제출하게 했다.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대대적인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최 회장의 이같은 방침에 국민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박 명예회장의 제철보국의 정신이 담겨있는 듯하여 참으로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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