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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금고화' 막는다?…"은산분리 완화, '불공정' 체제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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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고화 보다 대기업 주주의 경쟁사에 대한 횡포 우려"

[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추진를 두고 '산업자본 영향으로 부터 안전한 금융'이라는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진보정당·시민단체 중심 반대진영의 공세가 이어졌다.

이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계기로 은산분리 원칙 자체가 무력화될 수가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7일 문재인 대통령은 '인터넷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 행사에서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은산분리는 우리 금융의 기본 원칙이지만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진영은 은산분리 원칙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완화할 유인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혁신 IT기업'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진입장벽을 정비하는 일 자체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춘추관 정례브리핑'혁신 IT 기업'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어디까지 제한할 것이냐에 대해 앞으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앞서 은산분리 완화 문제점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권영준 한국뉴욕주립대 경영학부 교수(경실련 공동대표)는 "작은 구멍하나가 거대한 댐을 무너뜨려 참사가 발생하듯 예외적 완화 규정이 경제적 참사를 부르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육성에 따른 순기능이 앞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을 앞서는 것이냐에 대한 공론화도 부족한 만큼 정부에 대해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부와 여당은 은산분리 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피해갈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원칙을 훼손하면서 까지 인터넷전문은행과 투자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또 정부는 혁신에 더딘 시중은행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메기 효과'를 기대하지만 정작 진입장벽 하향으로 새롭게 생겨날 인터넷전문은행의 부실화가 부를 사회적 파장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들 반대진영이 가장 우려하는 일이 대기업의 '사(私)금고화' 전락이다. 현행법에서는 지분투자(자기자본) 금액에 대해 25%까지 신용공여를 허용하고 있다. 국회는 논의 과정 중 대출 제한을 10% 수준이나 그 이하를 낮춰 사금고화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카드를 내놓고 있다.

정재호 민주당 의원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이 2016년 각각 대표발의한 특례법에서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외 ICT기업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주식보유를 34%까지 허용하는 안을 담고 있다. 또 대주주에게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은행의 대주주가 발행한 지분증권을 취득할 수 없도록 정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대주주 사금고화도 우려되지만 정작 무서운 것은 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경쟁왜곡을 초래하는 레버리지효과(leverage effect)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계열사나 협력업체만 대기업이 투자한 은행을 이용하게 조정해도 불공정한 상황에 놓이게 되며, 은행업을 이용해 라이벌 업체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건전한 경쟁체제를 저해하는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부작용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이들 반대진영을 설득할 논리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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