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문재인 정부를 향한 자유한국당의 북한산 석탄 반입 관련 공세의 동력이 점차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이번달과 다음달에 남북 간 다양한 교류협력이 예정돼 있는 것은 물론, 미국 국무부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한국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관세청이 '북한산 석탄 반입 확인'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차후 정부가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지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해 면밀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 규명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위반되어도 여전히 업자의 일탈일 뿐이고 정부 당국은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것이냐"며 "특위 활동은 곧 국정조사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기준 의원도 이날 특위 1차 회의에 참석해 "정부가 유엔 안보리 2397호의 억류 조항을 이행하지 않은 의혹이 남아있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관세청의 조사 발표 이후 "한국은 유엔 제재 이행의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한미 두 나라는 북한 문제에 있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정부가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사건 조사 결과를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자, 제재위 측은 "한국 정부의 철저한 제재이행 노력과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당이 북한산 석탄 반입은 정부의 의도적 묵인이라고 주장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및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의 제재 이행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분위기를 역행하면서 공세를 이어가기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이달과 다음달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입장 및 단일팀 구성, 이산가족상봉,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굵직굵직한 행사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지난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위장평화쇼'라고 주장했다가 큰 '역풍'을 맞은 한국당 입장에서는 북한산 석탄 반입을 정부가 묵인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무작정 국정조사를 요구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국정조사 실현 가능성도 낮다. 현재 한국당 의석수는 112석으로 '재적의원(299명) 4분의 1이상의 요구'라는 국정조사 발동 요건을 충족시킬 수는 있지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안을 통과시키려면 과반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다른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30석을 가진 바른미래당은 북한산 석탄 반입 문제와 관련해 한국당과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설득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평화당(14명)과 정의당(5명) 등도 한국당의 주장에 동조할 가능성이 낮다.
이와 관련, 한국당 관계자는 지난 14일 "조만간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될 텐데, 지금 나와 있는 증거 외에 정부가 북한산 석탄 반입을 묵인·방조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국정조사 요구를 비롯한 대여공세 불씨를 살리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만, "그래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이 존재하는 만큼, 당에서 문제제기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 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기준 의원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만남에서 "북한 석탄 문제는 남북 평화 분위기와 무관하다"면서 "한국당은 특위 활동과 국정조사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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