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이 해양부문의 일감절벽으로 끝내 희망퇴직에 착수했다. 해양플랜트 일감이 고갈되면서 지난 4월 10년 이상 근무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데 이어, 추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김숙현 해양사업본부 대표는 경영상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해양부문 일감부족에 따라 희망퇴직과 조기정년 신청을 접수하기로 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해양사업본부 소속의 근속 5년차 이상 전직원이다. 조기정년 대상자는 15년차 이상자 중 만 45세 이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마지막 물량'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를 출항시킨 이후 해양 작업이 멈춰진 상태다. 해양 작업 물량이 아예 없는 것은 지난 1983년 해양공장 준공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조선 물량 일부를 해양공장에서 작업하고 있지만, 올 연말이면 이마저도 모두 끝난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해양 부문의 일감절벽에 대비해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1일부로 해양사업본부 조직을 통폐합하고 관련 부서 임원의 3분의 1을 감축했다. 아울러 지난 5월 사무기술직 800명을 타 사업부 및 계열사로의 이동을 결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1천800명에 달하는 생산기술직과 2천300명의 사내하청 직원이었다. 작년부터 일감부족으로 유휴인력이 몰린 상황에서 해양플랜트 유휴인력까지 추가되면서 순환휴직, 교육 등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졌다. 사측은 일단 무급휴직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유급을 주장하며 노사간 평행선이 계속됐다.
결국 사측은 올해 하반기에도 희망퇴직에 돌입하기로 했다. 김숙현 사업대표는 "사업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제 어깨에 지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업본부 생존을 위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며 "일이 없는 만큼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인력감축을 위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경영상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사업대표는 "저 역시 현재 진행 중인 나스르 공사의 아부다비 해상작업과 과다 공사비 문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도록 하겠다"며 "회사의 어려움에 대해 죄송하며 임직원의 적극적인 동참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반면, 노조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서면서 노사간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노조 측 한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강행하고 있다"며 "해양부문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적어도 노사간 절충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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