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1일 통신 3사에 대한 IPTV 사업 재허가증을 교부한다.
다만 재허가 조건인 방송채널사업자(PP)와의 적정수준의 사용료 배분을 놓고 아직 양 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쟁점이 될 조짐이다.
정부가 이의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업계 자율 협의가 원칙이라는 신중한 입장이나, 향후 해당 결과를 재허가 심사 등에는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21일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늦어도 이날까지는 IPTV 사업자에 재허가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예고대로 재허가 조건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지난달 말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IPTV사업자 3사의 재허가를 결정했다. 재허가 유효기간은 오는 24일부터 시작으로 휴일 등을 감안하면 21일 까지는 행정절차상 허가증이 교부돼야 한다.
다만, 유료방송시장 공정경쟁 확보와 이용자 보호,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에 대한 실적과 계획이 미흡하다는 심사위원회 의견을 수용, 이의 보완을 조건으로 부과했다.
이에 따라 IPTV 업계는 적정 사용료 배분을 위한 채널평가 방안 마련에 착수, PP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선 상태. 다만 방식을 놓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이의 조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 IPTV-PP간 프로그램 사용료 배분 '이견'
그동안 IPTV와 PP 측은 프로그램 사용료 배분을 놓고 진통을 겪어 왔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IPTV 입장에서는 매년 이행점검에 따른 재허가 심사 등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PP업계는 재허가 조건에 상생부분이 강조된 만큼 이번 기회에 적정한 수익 배분을 원하고 있다.
방송채널진흥협회(PP협회) 관계자는 "IPTV 사업자 수신료 수입은 PP가 공급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공해 벌어들인 것으로 수익에 대한 적정 비율을 PP몫으로 배분해 달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PP협회는 매출 대비 PP 사용료 지급 비율에서 IPTV가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에 따르면 지난해 유료방송사별 일반PP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율은 케이블TV(SO)의 경우 42.5%였으나 IPTV는 15% 수준에 그쳤다. 셋톱박스를 포함하더라도 SO는 25.2%, IPTV는 13.3%다.
그러나 IPTV 협회 관계자는 "매년 PP 수익 배분율을 인상해왔고, 단 한번도 동결이나 감액한 사례가 없다"며, "한번에 배분율을 크게 올리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콘텐츠 역량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의지는 있다"고 반박했다.
◆ '2019 채널평가 방안' 잡음 …"정부가 중재해야" 주장도
그러나 이의 기준이 되는 평가 방식 등을 놓고 양 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PP협회 측은 IPTV 3사의 '2019 채널평가 방안'에 평가등급을 상대평가로 일정 비율로 나눠 구분한데 대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차등적용 방식을 택해 동일 등급 내에서도 수익율이 높거나 낮을 수 있다는 점도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정성평가 항목이 자체 프로그램 편성 비중보다 같거나 높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PP협회 관계자는 "이 기준이라면 큰 돈을 들여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기 보다는 IPTV 회사 요구를 맞추며 점수를 따는 게 더 유리한 실정"이라며, "IPTV가 대승적으로 사용료 배분 비율을 올려 상생 의지가 관철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IPTV협회는 해당 평가 방안이 오히려 영세 중소PP를 보호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검토 끝에 나온 결과라는 입장이다. 이미 3차례에 걸쳐 PP업계 의견도 수렴했다는 것.
IPTV협회 관계자는 "과거 여러 가이드라인에도 정성평가는 20%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며, "중소PP의 경우 시청률 등 객관지표 부분이 대형PP 대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한계가 있어 정성평가 항목에서 이를 만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대적 평가등급 역시 대형PP 대비 낮은 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중소PP들이 오히려 등급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주장이다. 차등배분도 등급을 높게 받더라도 전년 사용료가 적다면 또 다시 적은 사용료를 배분받아야 해 이를 맞춰주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IPTV협회 관계자는 "절대평가와 고정된 배분율 적용은 오히려 대형PP와 중소PP의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향후에도 중소PP들이 적정 사용료를 배분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 보다 과기정통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PTV 입장에서는 매년 이뤄지는 이행점검이 재허가 심사에 큰 영향을 미침에 따라 PP와 원만한 협의가 과제"라며 "다만 중소형 PP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정부 중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의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행법상 기업간 계약사항에 정부가 개입할 근거는 없다.
과기정통부 관게자는 "법적으로 (이에) 개입 할 수 없어 IPTV와 PP 측에 협의를 통한 이견 조율을 요청하는 수준"이라며 "향후 이행점검을 통해 재허가 조건이 잘 실행됐는지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SO 재허가때도 PP와 협의를 조건으로 부과한 바 있다. 진통은 있었지만 현재 원만하게 협상을 마무리한 상태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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