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도시 내국인 공유민박(숙박)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목을 잡혔다.
국회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이 반영된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안'(지역특구법)이 통과됐지만 도시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안은 빠졌다. 업계간 갈등이 첨예하고 일부 지역은 숙박시설이 포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해관계자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20일 본회의를 통과한 지역특구법에 공유숙박에 대한 내용은 제외됐다.
지역특구법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의원 시절 발의한 지역특구법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 등이 발의한 규제프리존법을 병합한 법안이다.
현재 농·어촌 민박업·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관련 법안에선 농·어촌에선 사업자 등록을 하고 내·외국인 모두를 민박 손님으로 받을 수 있지만, 도시에선 외국인만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 개혁을 설파하면서 공유숙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 됐다. 지난해 12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정부는 지역관광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공유민박업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야도 공유민박을 합법화 내용이 담긴 규제프리존법을 처리하자고 뜻을 모은 바 있다. 이 법이 통과돼야 농·어촌 뿐만 아니라 도시 민박업자도 지방자치단체장의 결정에 따라 사업자 등록 후 내·외국인 모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도 지자체에 사업자 등록을 하면 내국인 손님에게 빈방을 내 줄 수 있어 한국에서도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민박이 활성화 될 수 있다.
그러나 도시 공유민박 허용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규제프리존법을 심사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시장 상황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산자위 관계자는 "업계간 갈등이 첨예하다"며 "제주도 같은 지역에 숙박 시설이 포화됐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규제프리존법이 아니라도 도시 공유민박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전희경, 이완영 의원 등 발의)이 발의돼 있다. 그러나 이 법안들 역시 국회에서 1~2년째 계류 중으로 논의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 입장에선 지역구 표가 있는데 기존 숙박 업계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법 개정이 예상보다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초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공유숙박 논의를 시작했지만 법 개정 없이는 속도를 내긴 어려운 실정이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우선 4차위에서 논의한 불법 숙박 시설 근절에 나서겠다"며 "지속해서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공유숙박도 카풀 앱처럼 규제 논의가 공회전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택시 업계 반발로 카풀 앱 운영 시간 규제 완화 논의는 1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에어비앤비처럼 숙박공유를 이용해 관광을 하는 트렌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한국의 관광산업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며 "사회적 요구를 풀어내는 해법으로 공유민박업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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