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제유가가 4년만에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정유 및 화학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하락을, 화학업계는 원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3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2.12달러로 전날보다 55센트 올랐다.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38센트 오른 81.72달러를 나타냈고 두바이유는 80.36달러로 전날보다 32센트 상승했다.
특히 런던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분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67센트 상승한 81.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14년 11월10일 이후 최고가다. 이같은 배경에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거부에 따른 글로벌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와 화학업계는 유가 변화에 민감한 만큼 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단기간 호재를 만났다는 분위기다. 앞서 싸게 사들인 원유는 시차에 따라 장부상에 재고평가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급격히 오를 경우 정제마진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는 분위기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와 경유 등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마진으로, 정유업체의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지난달 정제마진은 전달보다 1.3달러 상승한 평균 6.56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업체들도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원유를 정제해 생성된 나프타를 NCC(나프타분해설비)에 투입,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올레핀과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BTX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한다. 결국 국제유가 상승은 원재료 가격을 올려 기업의 이익은 축소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재료 가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도 있지만, 에탄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석유화학기업보다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가 상승했다고 해서 이익이 좋을 것으로 직결시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정제마진이 둔화되면서 정유사의 수익성도 나빠질 수밖에 없고 화학업계 역시 원재료 인상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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