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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안좋은데…" 현대重, 부당지원 논란까지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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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총수일가 부당지원 논란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이 총수일가 부당지원 논란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국회 국정감사 칼날에 놓이면서 내우외환에 빠진 모양새다. 특히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의 하도급 갑질 행위와 관련해 자체 조사에 나설 뜻을 밝혔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42% 감소한 3조1천41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손실 528억원, 당기순손실 158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배경에는 지난 2016년 사상 최악의 수주난에 따른 매출절벽의 여파가 이번 3분기까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건조선가하락,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손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총수일가 부당지원 의혹 ▲사내하청 및 협력업체 갑질 등을 놓고 공정위와 국회 국정감사의 칼날에 오른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현대중공업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는 데다 공정위 역시 현대중공업 자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전날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을 통해 정몽준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됐다'는 제윤경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서 모회사, 자회사로 분리하는 것이 사업기회 유용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분할 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현대중공업 지분은 10.2%에 불과했다. 하지만 분할 이후 정 이사장의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은 25.8%까지 상승했다. 정기선 부사장 역시 지분 5.1%를 보유하며 3대 주주로 뛰어올랐다.

인적분할 시 자사주는 지분 비율에 비례해 의결권이 있는 지분으로 전환되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 때문이다. 계열사 지분을 지주사의 지분과 스왑할 경우 총수일가는 비용 부담 없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다. 효성그룹 역시 지난 6월 같은 방식으로 조현준 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대폭 확대했다.

◆현대오일뱅크, 최대주주의 경영난에도 배당 안 한 이유…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총수일가 이익 극대화에 맞춰졌다는 주장에 현대오일뱅크 배당 시점도 자리잡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대주주인 구(舊) 현대중공업이 경영난에 시달릴 때도 배당은 6년동안 진행하지 않다가 지주사 편입 이후 고액배당을 실시, 총수일가에게 최대 효과를 냈다.

특히 총수일가가 지주사와 계열사 주식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현대오일뱅크의 배당을 의도적으로 미뤄 지주사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내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주사의 가치를 낮춰야 총수일가가 지분 보유에 필요한 자금을 줄일 수 있어서다.

제 의원은 "인적분할과 함께 돈이 되는 사업분야를 분할해 지주사 지배에 넣는 방식으로 오너 일가의 이득을 챙겼다"며 "현대오일뱅크가 중공업 밑의 계열사로 있을 때는 거의 배당을 하지 않다가 지주사에 배정되자마자 현금배당을 대규모로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현대중공업 지주 전환 과정은 소액주주와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에서 논란이 제기된 바 있어 잘 알고 있다"며 "자사주 문제는 아무래도 공정위가 직접 다루기보다는 주주들에 의한 문제제기가 보다 정확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일감몰아주기 의혹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공동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현대글로벌서비스도 공정위의 칼날에 놓여있는 상태다. 선박 관리서비스 사업을 주로 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설립 1년만에 순자산(1천687억원)의 약 1.4배에 달하는 매출 2천381억원을 달성,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대상이 됐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AS부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은 채 현대중공업 거래처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선주들에게 납품, 중간마진을 얻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실질적인 사업 역할 없이 통행세를 얻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부산 해운대 한 빌딩만 있을 뿐, 별도의 생산시설은 없다.

분할 전에는 이같은 알짜사업을 현대중공업이 자체 영위했다. 하지만 총수일가는 현대중공업 지분을 8.6%밖에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분율이 30.9%에 달하는 지주사가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지주회사가 글로벌서비스를 100% 소유해 총수일가의 최대이익을 도모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밖에도 현대중공업은 현재 하도급 갑질 논란에 휩싸여있다. 현대중공업이 협력사에 하도급 대금 단가를 일부러 낮게 부르고 서면 미발부, 기술 탈취를 시도하는 등 갑질을 해오면서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 대표가 자살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김 위원장은 "직권조사를 통해서 접근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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