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1조원 규모의 R&D(연구개발) 세액공제가 이뤄질 땐 3천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5년(2014~2018년)간 R&D 세액공제 축소로 인한 대기업 세 부담 증가액이 향후 연 1조원으로 예상되면서 일자리 창출에 장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성장잠재력 확충과 일자리창출을 위한 R&D 세제지원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3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홍우형 한성대 교수에게 의뢰한 ‘우리나라 기업 R&D 투자의 고용창출효과에 대한 실증연구(2018)’ 보고서에는 이 같은 입장이 담겼다. 보고서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우리나라 기업 R&D 투자의 고용효과를 분석한 결과, 현재보다 R&D 투자를 1억원 늘리면 0.3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에 대한 고용탄력성은 0.028로 연구개발비 지출이 1% 증가할 때 고용은 0.02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서는 R&D 투자의 고용효과는 과거보다 현재가 크고,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서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시기 별로 보면 전체기업의 고용탄력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1999~2007년) 0.028에서 금융위기 이후(2008~2016년) 0.032로 높아졌다. 기업규모 별로 보면 중소기업은 0.023(1999~2007년)에서 0.025(2008~2016년)로 8.7% 증가한 반면에 대기업은 0.028(1999~2007년)에서 0.032(2008~2016년)로 14.3% 고용탄력성이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등 R&D 지출이 많은 산업분야에서 고용효과가 높았다. ‘코크스, 연탄 및 석유정제품 제조업’, ‘전문 서비스업’, ‘종합 건설업’ 등이 고용효과가 높았으며, 예외적으로 ‘금융업’, ‘의복, 의복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 등은 음(-)의 고용효과를 보였다.
한경연은 전자, 자동차, 화학 산업분야에서 전체 R&D 지출의 70.6%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전자부문의 R&D 지출은 절반(50.3%)을 차지해 고용창출에 상당부문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우형 한성대 교수는 “R&D 투자는 저성장과 고용불안이라는 두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이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기업 R&D 유인체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체기업이 신고한 세법상 R&D 투자규모는 총 31조3천억원이다. 이 중 대기업 21조9천억원(70.0%), 중소기업 7조2천억원(23.0%), 중견기업 2조2천억원(7.0%) 순으로 투자했다. 세액공제액은 총 2조9천억원으로 중소기업 1조8천억원(62.1%), 대기업 9천억원(31.0%), 중견기업 2천억원(6.9%) 순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3배를 투자했으나 세액공제액은 반대로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2배가 많았다. R&D 투자공제율은 대기업 4.1%, 중소기업 25.0%, 중견기업 9.1%로 대·중소기업 간 6.1배, 대·중견기업 간에 2.2배 차이가 났다.
한경연은 “이러한 기업규모별 세부담 격차는 2014년부터 대기업에만 적용된 지속적인 R&D 세액공제율 축소의 결과”라며 “축소 전 2013년 세액공제율을 적용했을 때 보다 향후 연간 1조원을 대기업들이 초과부담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는 홍 교수의 이번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했을 때 매년 3천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금액이다.
한경연은 R&D 세액공제를 실시하는 세계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율은 최하위, 중소기업은 중상위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중소기업 R&D 공제율 차등지원 정도는 가장 크다고 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계속되는 대기업 R&D 세제지원 축소가 국내투자와 기술경쟁력 감소로 이어질까봐 우려 된다”며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R&D 투자유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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