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이동통신 3사 실적이 좀체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다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무선과 달리 유선 실적 개선과 비통신 분야 성과 가시화 등 기대감은 유효하다. 올 연말 상용화에 나서는 5세대통신(5G)을 기점으로 상승 모멘텀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증권가 및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 LG유플러스만 소폭 향상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컨센서스는 매출 4조1천억, 영업이익 3천억원 대 수준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7.2%, 21% 하락한 실적이다.
KT(회장 황창규)는 매출 5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3천3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6%, 11% 가량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의 경우 매출 3조300억원, 영업이익 2천억원 수준이 예상되며, 이 역시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 가량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 나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통3사 실적 하락세는 통신비 인하와 관련된 규제 여파가 지속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시행된 선택약정할인 25% 상향에 따른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취약계층 요금감면이 더해져 부담이 가중된 것. 정부의 보편요금제에 대응, 잇따라 내놓은 신규 요금제 효과 역시 아직 가시화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출시로 전반적인 마케팅 비용이 상승한 반면 판매 부진 등 신제품 출시 효과 역시 기대를 밑돈 것으로 보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선택약정 25% 영향이 시장 예상보다 컸고, 7월 13일부터 기초연금 수령자에 대한 요금 인하, 예상보다 약했던 신규 요금제 효과 등으로 매출 감소 등 실적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적 하락세는 무선 수익에 기인하는 것으로, 유선에서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 3사 IPTV 매출과 가입자수는 꾸준한 증가추세로, 스포츠와 유아 및 어린이 대상 특화 콘텐츠 강화 등 유료방송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라는 평가다.
◆ 4분기 5G 상용화, 내년 반등 기회 찾나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으나 연말 5G 서비스 상용화 등을 통해 내년에는 반등의 모멘텀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연말부터 본격적인 5G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을 볼 때 수익성 등에는 여전히 부담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비통신 분야 체질 개선 작업에 따른 효과 등으로 내년부터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11번가 분사와 유상증자, ADT캡스 인수를 통한 ICT 융복합 물리보안 시장 확대뿐만 아니라 최근 옥수수 분사가 검토되면서 각 사업군의 홀로서기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KT는 경쟁사 대비 우월한 유선 인프라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경험을 통해 LTE 때와는 달리 5G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로 KT스카이라이프와 KT가 보유한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통한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대목. 지분 10%를 보유한 케이뱅크 역시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맞춰 성장에 대한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하현회 부회장 취임 이후 첫 실적발표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지만 최근 IPTV 인수합병(M&A)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시장 재편에 따른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 IPTV와 넷플릭스 제휴 등에 따른 효과 등도 내년 실적 전망의 주요 관심포인트다.
특히 경쟁사 대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상대적으로 높고, 가입자 순증세가 지속되는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 5G에서도 연착륙 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 뒤바뀐 규제 흐름, 이통사 '호재' 될까
올 상반기 통신비 인하 기조에 맞춰 이통3사에 대한 압박이 거셌다면 하반기에는 5G 투자를 염두한 규제 완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도 변화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완전자급제가 부상하는 한편, 5G 투자 부담 완화를 위한 무선국의 전파인증 수수료 인하는 물론 조세감면 혜택 등 필요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5G 주파수 특성상 기지국 수가 크게 늘어나는데 따른 전파인증 수수료도 국감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해마다 40만건이 넘는 무선국 검사를 시행하고 있고, 지난해 수수료만으로 이통3사에게 전체의 약 90% 수준인 약 406억원 가량을 거둬 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5G에서는 수수료가 큰 폭으로 상향될 수 있어 이의 인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또 다른 나라에서 5G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 등이 마련돼 있어 국내에도 관련 논의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완전자급제 도입은 유통가 반발 등이 변수가 되고 있으나 이통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의 도입이 이뤄질 지 관심사.
대신 이번 국감에서 보편요금제 논의가 없었다는 점 등도 일단은 이통사 입장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되고 있다. 이의 법제화 등을 앞두고 국회 차원의 실효성 논란 등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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