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대법원이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2심 재판을 깨고 또다시 파기환송으로 판결했다. 이로써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병보석으로 7년7개월 넘게 풀려난 이 전 회장은 또다시 불구속 상태가 되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6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의 일부를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조세포탈 혐의와 다른 죄는 분리해 심리·선고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무자료 거래와 허위 회계처리 등으로 회삿돈 500억원을 횡령하고 골프연습장 등을 싼 값에 사들여 회사에 900여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2심은 이 중 190억원대 횡령을 유죄로 보고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에서는 다른 배임 혐의 일부가 무죄로 판단돼 벌금이 1심의 20억원보다 줄어든 10억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횡령액수가 잘못됐다며 사건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무자료 거래로 인해 횡령한 것은 섬유제품 자체가 아니라 판매대금인데, 1심과 2심은 제품을 횡령했다고 간주하면서 횡령액을 잘못 산정했다는 것이 대법원의 지적이다. 이에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206여억원을 횡령액으로 다시 산정, 징역 3년6월에 벌금 6억원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날 이같은 파기환송심 판결에도 위법이 있다며 또다시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내려보내면서 이 전 회장은 법정 구속을 피하게 됐다. 이로써 이 전 회장의 황제보석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됐고, 이듬해 6월 보석이 허락돼 이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이 전 회장이 술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등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들이 목격되면서 황제보석 논란이 확산됐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