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고의적으로 부풀린 분식회계 정황을 담은 삼성바이오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3배 가까이 부풀려 국민연금 등 투자자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그간 의혹으로 제기된 여러 문제를 사실로 확인한 것"이라며 금융 당국의 후속조치를 촉구했다.
박용진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며 이같은 정황을 담은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합병비율을 이재용 일가에게 유리하도록 제일모직의 가치를 뻥튀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삼성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한 것은 삼성물산, 제일모직의 합병과 전혀 부관하고 국제회계처리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2015년 8월 5일자 상성바이오의 문건은 "합병 시 바이오로직스의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를 위한 안진회계법인과의 인터뷰 진행, 자체 평가액(3조원)과 시장평가액(평균 8조원 이상)의 괴리에 따른 시장 영향(합병비율의 적정성, 주가하락 등)의 발생 예방을 위한 세부 인터뷰 진행"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5년 8월 12일자 문건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저평가하면 합병비율 이슈가 생기고, 합병비율 검토보고서와 불일치해 사후 대응이 필요하다"는 표현도 등장한다.
박 의원은 "삼성은 삼정과 안진회계법인이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자체 평가금액 3조원보다 거의 3배인 8조원 이상으로 평가한 것은 엉터리 자료임을 알고도 국민연금에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투자자를 기만한 사기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 2천억원의 적자회사를 1조9천억원의 흑자회사로 둔갑시킨 점도 드러났다"며 "결국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가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만이 아니라 삼성물산의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이 신속히 감리에 착수해야 한다"며 "특정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엉터리 가치평가 보고서를 동원, 투자자를 기만하는 것은 우리 자본시장과 경제에 심대한 해악을 남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예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도 이같은 내용과 함께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삼성물산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감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일리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다만 "감리 여부는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위원회가 판단할 문제"라며 "최대한 공정한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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