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빅데이터 분야에서 경쟁해온 두 선두 기업이 합병한다. 클라우데라와 호튼웍스다. 두 회사는 지난 몇년간 시장 점유율과 고객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라이벌 관계의 두 회사는 지난달 3일(현지시간) 전격 합병을 발표했다.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라우데라는 왜 가장 큰 경쟁사와 합병을 하게 됐을까.
믹 홀리슨 클라우데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사가 변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형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었다"며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홀리슨 CMO는 또 "현재는 IBM(왓슨), 팔란티어, 아마존 같은 클라우드 기업까지 빅데이터 분석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이런 곳들과 경쟁하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데이터웨어하우스에 주력해온 클라우데라는 최근에는 머신러닝, 인공지능(AI)에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을 넘어 분석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 환경이 변하면서 스케일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더 많은 고객을 만나고, 혁신 속도를 끌어올리기위한 결단이라는 것. 호튼웍스의 경우 사물인터넷(IoT), 스트리밍에 강점을 갖고 있다.
그의 말처럼 클라우데라와 호튼웍스는 합병을 통해 더 큰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고객 수는 2천500개를 넘게 되며, 2020년에는 10억 달러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교차 판매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호튼웍스의 '데이터플로우(실시간 스트리밍 분석 플랫폼)'를 클라우데라 고객에게 제안하거나, 클라우데라의 '데이터 사이언스 워크벤치(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를 호튼웍스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양사가 합병을 통해 제조업 분야에서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근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분야는 자율주행차다.
홀리슨 CMO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제조사와 일하고 있다"며 "호튼웍스는 엣지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고, 클라우데라는 이를 데이터센터로 보내 분석하는 데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엣지부터 AI까지 혁신을 통합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데이터를 통해 제조 과정의 효율성을 개선시킬 수 있고, 예측 유지보수를 통해 유지보수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이 기반인 한국도 중요한 시장이다. 현재 클라우데라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까지 늘었다. 최근엔 LG유플러스를 고객으로 확보했고, 카카오뱅크도 클라우데라 제품을 쓴다.
한국의 제조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 기업'이 돼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홀리슨 CMO는 "데이터를 의사결정 과정 중심에 둬야 한다"며 "비즈니스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와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의 능력을 강화시켜야 하며, 고객이나 파트너와 더 잘 연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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