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홈플러스가 경비업체 5곳과 계약을 종료키로 한 데 이어 일부 외주업체들과의 계약도 모두 해지하겠다고 노조 측에 13일 통보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보안업체 직원 1천500여 명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외주판매업체, 콜센터 외주업체, 헬스플러스(홈플러스 자체 건강식품 매장) 등 3개 업체, 200여 명이 넘는 외주직원들도 연말께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노조 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15일 오전 10시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가 매장 보안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체 보안업체들에게 계약해지에 대해 일방통보했다"며 "이는 보안업체 직원 1천500여 명에 대한 해고 통보와 다를 바 없고, 하루 아침에 생존권을 박탈하는 갑질"이라고 규탄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경비업체 5곳에 '오는 12월 31일부로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들은 전국 141개 매장에 총 1천500여 명의 보안 요원을 파견하던 업체들로, 이 중 60% 가량은 대부분 아르바이트 직원들로 구성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보안 요원이 각 점포별로 10명 정도 있다고 하면 6명 정도는 입구에서 인사를 하거나, 물건을 나르는 일 등을 해 사실상 경비 업무와 거리가 먼 측면이 있었다"며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대부분이어서 고객들을 응대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이번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서비스 고급화를 위한 일로, 업체들과의 계약을 종료하는 대신 안전 등과 관련한 시설을 더 확충하고 경비 업무를 내부 인력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또 CCTV를 더 설치하고, 주차장 환경 개선 등을 진행해 고객들의 불편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에 노조는 1천500여 명의 보안직원들을 모두 자르고 그 업무를 직영 직원들에게 맡기겠다는 회사 계획과 관련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노조 관계자는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매장 직원들에게 보안업무까지 떠넘기려는 술책"이라며 "이는 명백한 인력구조조정"이라고 반발했다.
또 보안업체 계약해지로 내년부터 기존 매장별 15명 내외였던 보안요원이 직영 직원 4~5명으로 대폭 축소되는 것과 관련해선 "매장 내 보안 및 안전업무가 대폭 축소돼 비상상황 발생 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곧 고객과 직원의 큰 위험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또 '계약 해지'가 아닌 파견업체와의 '계약 종료'인 만큼 정리해고로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업무는 내부 인력으로 충분히 대체될 수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다"며 "원래 한 달 전에 이 같은 고지를 하면 되지만 관계자들을 배려해 계약 만료를 좀 더 일찍 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는 홈플러스가 비용 절감에만 눈이 멀어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직원과 고객들이 드나드는 매장 안전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기완 마트노조 위원장은 "수많은 직원과 고객들로 북적대는 마트에서 안전을 책임져야 할 부서를 없애고 노동자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재벌횡포를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주재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이번 계약해지는 직원들의 근무조건 저하 시 노동조합과 협의하게 돼 있는 단체협약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라며 "이번 사태는 경영진 누군가의 출세를 위해 벌어진 일로, 자기 출세를 위해 직원을 자르고 비용을 줄이는 행태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몇몇 경영진이 성과와 이익에 눈이 멀어 1천800여 명을 동시에 계약해지하고, 그 업무를 직원들에게 떠넘기려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서 단호히 투쟁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를 위해 다음주부터 전지회에서 피켓시위, 매장 앞 선전전 등을 진행하고, 이달 29일에는 본사 앞에서 전국에서 상경하는 큰 규모의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안전한 마트를 위해 보안업체 직원 전원 직고용이 정답"이라며 "외주직원들의 고용보장과 안전한 마트를 만들기 위해 보안업체직원 전원을 직고용 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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