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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재난에 '공공성' 재조명…투자 족쇄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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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장관 "통신은 공공재…정부·통신사가 재난 대비해야"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지난 24일부터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통신장애로 인해 통신의 공공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요금인하 등 논리에 주로 활용됐던 통신망의 공공성, 또는 공공재 주장은 이번 사태로 통신망이 전 산업, 사회 전반의 생명선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그동안 규제 일변도의 통신 정책에도 변화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추후 통신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통신사의 투자가 시급한 가운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등 공공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26일 통신3사 CEO와 대책회의를 열며 "통신은 국가 안보, 국민 안전한 삶에 매우 중요한 공공재라는 관점에서 판단하고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큰 숙제를 던져줬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또 "화재 등 재난에 대비해 통신망 안전 강화 및 백업 체제 구축 등 정부와 통신사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엄중한 마음으로 같이 만들어 나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공공재? 규제 정책 바뀌나

사실 그동안 통신서비스는 민간 서비스임에도 공공재 또는 공공서비스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실제로 과기정통부는 최근 법원이 통신 서비스를 공공재적 성격으로 본 판결을 근거로 이통 3사 서비스 원가 공개 등을 결정하기도 했다. 공공재적 성격이어서 정부의 요금 개입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나온 게 2만원대 보편요금제다.

그러나 KDI 경제정보센터에 따르면 공공재는 재화나 서비스 이용시 비경합성과 비배제성 요소를 갖춰야 한다. 통신은 민간의 경쟁이 이뤄지고, 가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이 규정대로라면 공공재로 보기 어렵다.

다만 이번 통신재난 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 듯 국민생활에 필수적이고 기타 경제활동에 파급력이 큰 영역이라는 점에서 공공재로서 역할 및 가치가 재 조명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적 운영 등을 위한 투자 확대 및 정부 지원책 마련이 본격 공론화된 셈이다. 유 장관의 발언 역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와 함께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 등 의지로 해석된다.

김용규 한양대 경상대 교수는 "통신을 공공재라고 볼 수는 없지만, 통신시설은 국가중요시설이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통신이 점차 중요해지므로 화재 등 재난대비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측도 최근 성명을 내고 "재난시 협력체계 구축 등에 정부도 나서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다만 공공재 주장에도 이번 통신 피해 보상의 1차 책임은 KT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통신을 민간서비스로 인식하면서도 공공재적 성격의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강조하는 형국이다.

◆안정적 망 운영 투자 및 정부 지원책 마련 '촉각'

이번사태로 통신망의 공공재적 성격과 사회 주요 인프라로서 안정적 운용을 위한 투자 및 이를 위한 각종 기금을 활용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될 지도 관심사다.

당장 이번 사태의 재발방지책 마련이 중요해지면서 통신재난 대응을 위한 우회로와 화재진압장비 구축 등 투자가 필요한 상황. 문제는 현 정부 들어 가계통신비 인하 등 규제로 업계 투자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통3사는 내년부터 5년간 5G 기지국 구축에만 7조4천812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더욱이 이는 지난 8년간 이통3사가 LTE에 20조원을 투자했던 것에 비교하면 턱없이 보수적인 수준. 5G가 LTE에 비해 2~3배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투자 지출은 급격히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송희경 의원은 이 같은 보수적인 투자에 "통신비 인하 압박에 따라 관련 생태계가 망가지고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막대한 투자가 예상되는 5세대통신(5G)을 앞둔 상태에서 초연결사회 통신망에 대한 재난 대비 역시 주요 화두가 된 형국. 업계가 이를 다 부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공재로서 가치가 커진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 등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5G에서는 더 많은 설비와 기기가 필요한 만큼 재난시 피해도 커서 안전에 대한 투자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며, "현재 과기정통부가 예산을 들여 재난대응플랫폼을 운영하지만, 다른 재난유형 보다 통신재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장 국회에는 5G 등 지능형 네트워크 투자시 세액공제를 투자금의 1%에서 5%로 늘리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이 올라가 있지만 아직 예결위 조세소위에서 결론 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빠른 시일 내 통신 3사가 참여하는 민관TF를 통신재난 대응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TF의 협의 결과로 나올 대책과 관련 통신사가 매년 조단위로 내는 기금 등의 활용 등과 함께 정부 투자 유인책 마련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추후 마련될 통신재난 대응책이 ICT관련기금을 통해 마련될 수 있지만, 이 기금의 재원이 통신사 주파수경매대금 등에서 나오는 것임을 볼 때 정부가 부담한다 할 수 없다"며, "적정한 영업이익 수준이나 마케팅 자율성을 보장해 통신사의 투자를 독려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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