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국내외 인터넷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발의된 지정대리인 제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통상마찰 우려에 국회 통과에 발목이 잡힐 형국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7일 국회서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를 열고 '지정대리인 제도'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논의 끝에 추후 다시 논의키로 했다.
법안소위에 회부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김성태 의원(비, 자유한국당)과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이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 사업자들의 국내법 적용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자 발의됐다.
김 의원은 국내 대규모 포털 등 부가통신사업자와 글로벌 인터넷 기업 간의 역차별 이슈를 해소하고 국내 이용자 보호를 위해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대한 국내법 적용의 집행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국외 사업자들에 대해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를 도입하고 이용자 보호 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매출정보 공개 의무화, 금지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도 포함된다.
박 의원은 국외 부가통신사업자가 현행법의 규제로부터 벗어나 있어 불법정보등의 유통방지 의무 등을 부과하기 어렵고 국내 별도 지사 또는 대리인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현행법 적용을 위해 의무적으로 국내 대리인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와 정부 모두 국내외 ICT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 바 있다. 망사용료의 불합리한 지불, 조세회피 논란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매출 현황과 세금 납부 현황에 대한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의원들의 분통을 터트린 바 있다.
하지만 법안소위에서는 지정대리인 제도에 대해 신중한 모양새다. 자칫 통상마찰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
한미 FTA 조항 중 '현지주재 의무 부과 금지'의 해석 차이가 원인이다. 예를 들어, 국내 지정대리인 제도를 의무화했을시 국내서는 해외에 사무소가 있고 말 그대로 대리인이 각종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 볼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지정된 대리인 자체를 현지 사무소와 동일시해 '현지 주재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정부도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해외 인터넷 사업작가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국내 대리인을 두는 정보통신망법은 앞서 통과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년 시행을 위해 지정 대상 사업자의 범위를 정하는 등의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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