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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구글 규제에 美 제동? …美대사관 "서버설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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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국대사관 공식 반대표명 논란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데이터 현지화를 피해줄 것을 요구한다."

유럽에 이어 국내의 구글 및 페이스북 등 미국 인터넷 기업 규제 움직임이 가시화 되자 미국이 대사관을 앞세워 이를 공식 반대하고 나서 파장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이들 해외기업의 국내 서버 설치나 과세 등이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위반된다는 논리까지 펼치고 있다. 더욱이 소위 미국 '디지털 주권'을 강조한 행사를 국내 시민단체가 함께 마련한 것도 논란이다.

국내에서 추진 중인 이들 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나 서버 설치 및 대리인 지정 의무화 등 작업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서버 설치나 대가 없이 국내 망을 이용해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망 접속 경로 임의 변경 등 이용자 차별로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 탓에 국내에서도 구글 등에 대한 과세의무 부과 등 이른바 '구글세' 요구가 뜨겁다.

이 와중에 미국이 대사관을 통해 사실상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하고 나선 셈이다. 말 그대로 한미간 외교 등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28일 고려대 미국법센터와 사단법인 오픈넷, 주한 미국대사관이 공동 주최한 '국경없는 인터넷 속에서 디지털 주권 지키기' 토론회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미 대사는 건강상 이유로 불참, 해당 내용은 퍼시핀더 딜론 주한미국대사관 경제과 공사참사관이 대리 낭독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의 이 같은 요구는 최근 국내외 인터넷 사업자 역차별을 해소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관련 의무를 요구하는 법 개정 등 움직임이 일고 있는 데 대한 사실상의 반대 입장 표명으로 풀이된다. 대사관이 나서 이 문제를 거론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현재 우리 국회에는 이들 해외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국내 서버설치 의무화, 대리인 지정, 적정한 망사용료 지불, 조세회피 논란 해소를 위한 법 개정안이 나와있는 상태다. 법적, 정책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그 중 하나.

변 의원은 3개 법안을 통해 일정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제공사업자의 서버설치 등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했다. 또 넷플릭스 등과 같은 OTT업체의 정의 및 등록 신고절차를 마련해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 역시 방송시장평가대상으로 편입, 방발기금 부과 등을 명문화했다. 즉, 해외 사업자를 국내법 범위 내로 끌어들이고 국내 기업과의 규제 등 형평성을 갖추겠다는 조치다.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과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 역시 각각 정보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통해 해외 사업자에 대한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를 도입해 이용자 보호 평가 의무화, 불법정보 유통방지 등의 의무를 지도록 했다.

과세 논란 등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됐다. 국내외 ICT 역차별을 해소 필요성에 여야가 공통된 인식을 보여온 것. 다만 이들 기업의 한국 지사 대표는 과세 기준이 되는 정확한 매출 등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 역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딜론 공사참사관은 대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로 진입하면서 이동의 자유라는 개념에 정보도 포함될 수 있게 됐다"며, "적절한 보안 조치와 더불어 정보의 이동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이러한 흐름을 방해하면 장기적으로 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미동맹 관계가 돈독한 상황에서 이같은 규제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딜론 참사관은 "올해 한미동맹 65주년으로 한반도뿐만 아니라 평화와 안보의 기반이 됐다"며, "(한미동맹에 있어) 사람들의 마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 우리 관계는 그 이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제 3의 관계는 경제관계인데, 한국은 미국 교역의 6번째 대국으로 양방향 교역 규모가 1천56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며, "살고 있는 세상은 바다, 하늘, 우주, 사이버 등 공유하는 공간에 의해 연결되고 있는데, 이렇게 상품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기에 이것은 글로벌 경제동맹일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국 기업들의 국내 서버 설치 의무화에 반대하며, "클라우드 장점을 가로막는다"며, "기업들이 평평한 장에서 경쟁하면, 이에 적응하고 학습하고 향상되고 비약적 발전을 추구할 수 있고 삶도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가 주한 미국 대사관 등의 주최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자칫 양국 외교문제로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는 국내의 미국 기업 규제가 FTA 등에 위배된다는 지적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미국이 망중립성을 폐기했고, 이들 기업에 대해 각국의 과세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한 미국대사관의 대응은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구글·페북 과세, FTA 위반? …"글로벌 추세"

실제로 최근 불거진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조세회피, 이용자 피해 유발, 불공정경쟁, 국내 기업 역차별 등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 등 해외에서 추진중인 이들에 대한 과세 등 소위 '구글세' 부과 움직임도 본격화 되고 있다.

과거 망중립성 원칙을 앞세워 현지 기업 망을 사용하며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조세 회피 등이 글로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이미 영국, 호주, EU 등 해외는 이들에 적법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고 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6월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 즉 국제 조세제도의 허점 등을 이용한 국제적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다자간협약에 서명하기도 했다.

더욱이 EU는 지난해 6월 구글에 불공정 거래 혐의로 24억 2천만 유로(약 3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구글 등에 대한 규제가 양국 FTA 등 통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행사를 주최한 오픈넷은 최근 "서버 설치 의무화법이 개인정보의 국내 보관을 강제한다"며 논평을 내기도 했다.

반면 국내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해당 규제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관계자는 "이들 법안은 한미 FTA를 위배하지 않으며, 트래픽 증가에 따른 이용자 불편 해소 등 국내 기업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 해당 법안은 개인정보 보관과 무관하며, 대형 글로벌 인터넷기업들의 캐시서버를 국내에 유치해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 정당한 법인세 납부를 회피하고, 일방적인 트래픽 경로 변경으로 이용자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 막대한 수익에도 국내 기업에 망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이의 해소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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