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이번 주 금융당국이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정안을 두고 소비자 혜택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금융당국의 주장과 소비자 혜택이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카드업계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정부가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겨냥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카드업계는 마케팅 비용은 곧 소비자 혜택인 데다 중소형사의 생존 전략이라는 반박을 내놨다.
카드수수료를 인하해도 소비자혜택은 급격하게 줄어들지 않을까. 아이뉴스24가 전업계 카드사 7곳(BC카드 제외)의 답변을 받은 결과 카드 상품에 포함된 부가서비스 혜택은 장기적으로, 무이자 할부나 연계 할인 이벤트 등 일회성 마케팅은 즉각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8일 국회에서 "(소비자의) 카드 사용에 따른 혜택이 급격히 줄지 않도록 하겠다"며 "카드 이용 자체 편의성이 높아서 (소비자들이) 해야 할 소비를 줄인다거나 하는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업계 카드사들은 모두 '카드수수료 인하로 소비자혜택이 일부 줄어든다'에 무게추를 뒀다. 이들 카드사들은 우선 정부가 축소해야 한다고 지시한 일회성 마케팅이 사라지리라고 전망했다. 카드업계의 대표적인 일회성 마케팅은 시즌 겨냥 프로모션이다. 졸업과 입학, 겨울 스키장과 여름 워터파크, 설날과 추석 명절, 백화점과 쇼핑몰 연계 이벤트가 모두 일회성 이벤트다.
대기업 연계 마케팅비용도 줄여야 하는 만큼 일회성 마케팅비용 축소는 자명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마케팅 축소는 대기업 마케팅비용 절감 요구와도 관련돼 있다"며 "무이자할부와 할인, 상품권 증정 등의 마케팅이 모두 대기업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금융당국도 카드수수료 인하안으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서비스는 점차적으로 낮추되 대형가맹점과 연계한 마케팅은 적극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목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카드수수료 인하안을 통해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사용으로 결제 편의성, 평균1개월간의 신용 이용과 각종 부가서비스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포인트와 할인, 무이자할부 등 카드회원이 누리는 부가서비스가 회원 연회비의 7배 이상 수준으로 측정된다"고 답했다. 수익자부담 원칙을 감안해 소비자가 신용카드 이용으로 받는 혜택과 비용의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금융위 보도자료에서도 "그간 카드사간 회원모집 경쟁에 따라 소비자에 대한 실익은 극히 제한적이면서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비효율적인 부가서비스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그 예로 항공 마일리지 무제한 적립, 공항 VIP 라운지 무료이용, 레스토랑 무료이용 등을 언급했다.
다만 위 언급된 부가서비스가 소비자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혜택이 아니라 사용실적을 근거로 돌아가는 서비스인 만큼 카드 '전체 소비자 혜택이 축소된다'고 확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카드상품에 포함된 부가서비스는 당분간 줄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드상품의 약관을 3년 동안 변경할 수 없다는 규정 탓이다. 해당 카드에 가입해야만 얻을 수 있는 혜택은 규정의 대대적인 수정이 있기 전까지는 그대로 유지된다. 최훈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이 26일 카드수수료 인하안을 고지하며 3년이 지난 카드의 부가서비스 축소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해 장기적으로는 이 혜택도 줄어들 공산이 높다.
카드사가 정부와 소비자 사이에 끼어 마케팅 비용을 맘대로 줄일 수도, 늘릴 수도 없으리라는 견해도 나왔다. 최종구 위원장의 말이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말은 이전의 카드혜택은 유지한 채 카드사가 수수료 인하비용을 감내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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