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시장 경제의 공정성을 수호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가 보여주기식 행정에 치우친 나머지 지나친 시장 간섭으로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편의점 업계가 가맹주들과의 상생을 위해 자율규약까지 맺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가맹점주들의 일방적인 주장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어 일부 업체들은 "너무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원식·이학영·제윤경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BGF 본사 앞 CU 가맹점주협의회 농성장을 방문해 점주들의 의견을 들었다.
현재 CU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의 50%를 가맹본부도 함께 부담하라는 요구를 펼치며 가맹본부와 수 차례 상생 협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가맹본부 측이 수용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히자 협의회 측은 BGF 본사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BGF리테일은 더 이상 내년도 상생안 협의를 미룰 수 없어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지난 4일부터 개별점주들의 상생안 지원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 약 90%에 가까운 대다수의 점주들이 본사의 상생안 지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협의회가 회의 중단 선언을 한 상황에서 비용 집행에 대한 이사회 의결 일정과 소급 적용 불가원칙 등에 따라 전체 가맹점에 대한 지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불가피하게 개별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BGF리테일은 전기료 지원 등 지난해 상생안 내용과 700억~800억 원 규모를 내년에도 지속해서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가맹본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분 부담 등 점주 단체들의 요구가 더 심해지자 편의점 업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 프랜차이즈 업계 중 유일하게 500억~600억 원대의 상생안을 선제적으로 내놨고,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쳐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업계 최고 수준의 상생안을 내놓았음에도 오히려 정부와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인건비 등 가맹점사업자의 운영 비용을 편의점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할 계약상 의무나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맹점주 측도 이를 두고 내부적으로 여론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무리한 주장과 시위보다 현실적으로 협의 가능한 선에서 다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쪽과 여전히 가맹본부를 압박해 기존의 주장을 그대로 관철시켜야 한다는 쪽이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당정은 가맹사업법은 물론, 업계 제도와 관행을 뛰어 넘는 가맹점주들의 주장을 대변하며 가맹본부의 무조건적인 이행을 종용하는 분위기를 이끌어 가고 있어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국감에서도 우원식 의원이 조윤성 한국편의점산업협회장에게 전체 계약 기간 동안 최저수익보장을 적용하라고 강권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선 당정이 편의점 가맹사업의 시장 질서를 지나치게 간섭하고 가맹점주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만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공정위 수장인 김상조 위원장까지 여당과 함께 기업을 압박하는 노골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은 지난 30년 동안 공정위의 관리 감독 하에 공정하고 건강한 가맹문화를 선도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본부와 가맹본부 사이의 갈등이 증폭된 상태에서 공정위가 가맹점주의 일방적 주장에만 귀 기울이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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