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중간지주사 격인 두산중공업이 실적부진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로 보유자산 매각에 이어 유급휴직 실시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세계 경기 침체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내년에도 실적전망이 어둡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현재 과장급 이상 전 사원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 중 2개월 유급 휴가 계획서를 받고 있다. 아울러 연말까지 희망자를 대상으로 다른 계열사로 전출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희망퇴직 등 강제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서 유급휴직을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다. 김명우 두산중공업 사장은 지난달 25일 직원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유급휴직은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BG(사업 부문)와 관련 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산중공업은 보유자산 매각에도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8월 3천681억원 규모의 두산밥캣 지분 10.55%(1천57만8천70주)를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처분했다. 이 역시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다. 지난 3월에는 두산엔진 지분(42.7%)을 822억원에 사모펀드(PEF)에 매각한 바 있다.
이같이 경영난을 겪게 된 배경에는 저유가로 중동에서 발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발전 기기, 담수 설비, 원전 설비 등은 대부분 신흥국에 집중돼 있는데 세계 경기 위축 등으로 수요가 침체됐다. 글로벌 발전회사인 GE, 지멘스, 미츠비시 등도 대규모 인원감축에 돌입한 상태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전사업부문 역시 일감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가 국내 원전 6기 발주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신고리 5, 6호기 공사는 재개됐지만 추가 수주를 노리던 신한울 3, 4호기 등 신규 원전 원자로 설비, 터빈발전기 수주가 막혔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8천814억원, 영업이익 54억원, 순손실 17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1.2%, 영업이익 9% 감소했다. 부채비율 등 각종 재무지표도 좋지 않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166.6%에 달했다. 단기차입금 역시 3조8천112억원에 달한다.
내년에도 두산중공업의 실적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두산중공업 수주액은 3조5천억원 정도인데 수익성이 좋은 원전, 기자재 수주 비중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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