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김명우 두산중공업 사장이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중동 지역의 발주 급감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사령탑을 잡은지 불과 9개월 만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10일 오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회사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여러분 곁을 먼저 떠나려고 하니 여러분께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민영화 직후 갈등과 진통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기업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꾼 것에서부터 중공업계 최고의 입사 선호기업으로 거듭난 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기술개발 투자, 해외 수주 10조원을 돌파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까지 모든 것이 회사에 대한 자긍심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금은 일시적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돌이켜보면 회사는 과거에 이보다 더 큰 어려움과 위기를 여러 번 겪었지만 모두 극복해 왔다"고 독려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저력과 두산의 지혜와 뚝심으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비록 저는 회사를 떠나지만, 언제 어디서나 두산중공업과 여러분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정지택 전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최형희 부사장(재무관리부문장)과 함께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의 경영 부진을 막지 못하면서 내년부터 유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에 처하자 이같이 결정했다.
이같이 경영난을 겪게 된 배경에는 저유가로 중동에서 발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전사업부문 역시 일감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가 국내 원전 6기 발주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내년에도 두산중공업의 실적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두산중공업 수주액은 3조5천억원 정도인데 수익성이 좋은 원전, 기자재 수주 비중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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