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택시 기사가 분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당초 17일로 예정된 카카오 카풀 정식 서비스가 새 국면을 맞을 조짐이다.
카카오는 베타 서비스 돌입을 발표할 때 정식 출시일을 17일로 못박았지만, 이번 사태로 출시 일정을 재논의 한다는 방침이다. 연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로선 출시 일정이 연기 되는 것도 문제지만 여론 향방, 규제 환경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서비스 방향 설정이 더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정식서비스 개시 일정 등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등 관계 기관, 택시 업계와 함께 적극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베타 서비스를 통해 카풀이 택시 승차난 해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택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카풀에 반대하던 택시 업계에서 분신 사망 사건까지 발생하자 서비스 강행해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택시 업계는 격양돼 있고, 정치권에서도 카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져 카카오로선 카풀을 정식 도입하기까지 난관이 더욱 많아졌다.
실제로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을 총력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12일부터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고, 20일에는 국회앞에서 10만명이 모여 집회를 열 예정이다. 사망한 택시 기사를 추모하기 위한 사이버 분향소도 만들었다.
택시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카풀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불법 카풀 영업이 합법화되려는 시도 앞에 사회적 약자인 100만 택시가족의 생존권은 벼랑 끝에 서있다"며 "정부, 국회, 대기업 앞에 힘없는 100만 택시가족을 대변해 불사른 동료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택시 업계 지원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르면 금주내 타협안을 내놓을 예정인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높다.
전현희 카풀 TF 위원장은 이날 긴급 회의를 마치고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며 "공유경제 도입으로 생존권을 위협받는 택시산업에 보다 근본적, 전향적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어 "당 TF 차원에서도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공유경제 연착륙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라며 "택시 발전 방향을 위해 정부와 더 논의하고 택시업계와도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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