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임원교체 확대를 통한 승부수를 띄웠다. 정 수석 부회장이 단행한 정기 임원 승진 인사에서 현재 당면한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까지 염두에 둔 포석을 깔았다.
1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날 정 수석부회장이 단행한 '2019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는 중장기 리더 후보군 강화와 미래 기술 확보, 판매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둔 인사로 평가된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 183명, 계열사 164명 등 총 347명 규모의 2019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8명 ▲전무 25명 ▲상무 64명 ▲이사 106명 ▲이사대우 141명 ▲연구위원 3명이다.
애초 예상과 달리 임원 승진 폭은 컸다. 재계에서는 임원 승진자가 300명 미만이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처한 상황이 녹록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은 예상을 깨고 승진자 수를 크게 늘렸다.
무엇보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규 임원 승진자를 확대해 중장기 리더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 이상 승진자는 전년 대비 5명(102명→97명)이 줄었지만, 이사, 이사대우, 연구위원 등 중장기 리더 후보군 승진자는 전년 대비 42명이 증가했다. 특히 신규 임원인 이사대우 승진자는 2018년 115명에서 2019년 141명으로 22.6%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승진자 중 이사대우 직급 비중은 40.6%로 2011년 44.0%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그룹의 미래 성장을 담보할 연구개발·기술 분야의 임원 승진자를 확대한 정책도 유지했다. 이번 인사에서 연구개발·기술 분야 승진자는 모두 146명이다. 이는 지난해 137명보다 많은 규모다. 전체 승진자 중 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2.1%로 지난해(44.2%)에 이어 2년 연속 40%대를 상회했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스마트 모빌리티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 역할을 강조하면서,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분야 우수 인재 육성을 지속하겠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연구위원도 3명을 새로 선임해 핵심 기술 분야의 전문 역량도 강화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임된 연구위원은 ▲자율주행 기술 분야 유제명 위원 ▲환경차 분야 어정수 위원 ▲연비동력 분야 정영호 위원 등이다.
현재의 실적부진을 타개할 임원 발탁도 이뤄졌다. 통상 실적이 부진하면 관련부문의 승진자가 줄기 마련이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은 재무제표 성과로 드러났다. 현대차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4조4천337억원, 영업이익 2천8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감소하며 어닝 쇼크에 빠졌다. 2013년까지 분기 2조원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현대모비스 영업이익 역시 두 자릿수 감소했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은 채찍 대신 당근을 들었다. 예년보다 영업·마케팅 부문 승진자를 확대해 그룹이 처한 실적부진의 타개책을 삼은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영업·마케팅 부문 승진자는 지난해 58명 대비 53.4%가 증가한 총 89명이다. 전체 승진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25.6%로 전년(18.7%) 대비 6.9% 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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