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국내에서 순위 조작 등 음악 차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구글 유튜브가 오히려 음악 차트 제공 영역을 확대하고 나서 주목된다.
유튜브는 별도 페이지에서만 선보이던 인기 차트를 '유튜브뮤직'에서도 제공한다. 유튜브뮤직은 음악은 물론 유튜브 영상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음악 앱. 구글은 이곳에 인기 차트를 선보이면서 이용자 결집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이달 중순부터 인기 음악 차트를 한국을 포함한 29개국에서 '유튜브 뮤직'을 통해 제공한다.
그동안 유튜브는 별도의 도메인을 통해서만 인기 차트를 제공했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유튜브 뮤직 앱 메인 화면에도 차트 코너가 마련됐다.
유튜브 측은 "유튜브뮤직 앱에서도 가장 있기있는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며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제공하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가 제공하는 차트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듣는 노래,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 인기 급상승 동영상을 보여주는 '트렌드' 등으로 나뉜다.
가장 많이 듣는 노래와 감상한 뮤직비디오의 경우 주간 단위로 업데이트 되며 현지 지역별, 글로벌 차트를 모두 제공한다. 트렌드 차트는 현지 지역 인기 콘텐츠를 다루며 하루에 수시로 업데이트 된다.
이는 차트 중심의 국내 음악 서비스 멜론, 벅스, 지니 등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국내 음악 서비스 1위 멜론의 경우 5분 단위 실시간 차트도 보여주며, 시간 당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음악을 들었는지 수치도 알려 준다.
◆음악 차트, 순위 논란 가열 …유튜브 행보 '주목'
음악 차트는 포털 사이트의 '실검' 역할을 하며 인기 지표가 된다. 가수 팬 사이에서 순위 올려주기 경쟁이 붙다보니 서비스 업체로선 가입자 유인 효과도 크다.
그러나 음악 차트는 아이돌 팬덤이 특정 음악을 과도하게 많이 들어서 차트를 교란한다거나, 무명 가수가 1위에 올라 음원 사재기 의혹이 불거지는 등 그늘도 많았다.
가수와 이용자 사이에선 음악 앱이 차트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SK텔레콤, 네이버는 올해 신규 음악 앱을 출시하면서 차트를 메인화면에서 빼고 이용자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 주는 방식을 택했다. 차트 중심으로 듣는 이용자 습관을 바꿔야만 멜론 중심의 음악 시장 구도를 재편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와 달리 유튜브는 국내 업체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음악·동영상 개인 추천 서비스에 강점이 많았는데 기존 국내 업체처럼 차트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업계에선 유튜브의 이같은 서비스가 철저히 10~20대 세대를 공략한 전략이라 보고있다. 이들은 유튜브 조회수를 인기 지표라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10대는 유튜브로 음악 감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오픈서베이가 지난 10월 발간한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18'에 따르면 남·녀 중고등학생 중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다고 답한 비율이 80%를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조회수는 예전 음반 판매량처럼 중요한 성적표이자 홍보거리"라며 "이를 잘 아는 10~20대는 좋아하는 뮤지션의 차트 성적을 위해 유튜브 음악 서비스를 많이 이용할 것이고 구글도 이를 활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가 차트 서비스에 힘을 실으면서 조회수 조작 논란이 더욱 불거질 수 있고, 국내도 차트 중심서비스에 다시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유튜브가 워낙 강력한 플랫폼이다보니 음성적으로 조회수를 끌어올리는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다"며 "국내에선 최근에서야 차트 중심에서 탈피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는데 유튜브 영향을 받아 도로 아미타불이 될까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