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국회에서 카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올해 처음으로 열렸지만 반쪽짜리 행사에 그쳤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주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 사전 간담회엔 택시업계가, 이번 행사엔 카카오가 불참해 대면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공회전만 거듭하는 형국이다.
8일 민주평화당 싱크탱크인 민주평화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민주평화당은 양측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개최한 행사라고 했지만 택시업계에 힘을 실어줬다. 더욱이 이해당사자인 카풀 측은 불참해 결국 반쪽짜리 행사가 됐다.
이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연말 택시업계 집회때 입장을 밝혔듯 우리 당은 경제적 약자의 편에 서는 포용 경제를 추구한다"며 "택시 업계의 생존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가 카풀을 중단해야 대타협기구에 참여할 수 있고, 카풀 규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광형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는 "전국적으로 과잉공급된 택시 규모, 열악한 처우에 기사 수급이 어려워 차량이 있어도 실제 가동하지 못하는 회사 택시 운휴가 50%에 육박한다"며 "택시 운휴 차량을 활용한 합승 및 동승허용 등 형태의 택시 카풀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택시업계 간 협의를 통해 택시에 관한 정책개선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 3자인 카풀사업으로 덮으려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 역시 "카카오 카풀 시범사업을 먼저 중단해야 한다"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1개월 집중 논의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 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택시업계는 택시 주도 하에 이동 서비스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상무는 "택시업계가 승차거부 없는 자체 콜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며 "택시승객과 운수종사자를 위한 착한택시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카카오는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협의 과정의 혼선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행사를 주최한 민주평화당이 카풀 규제 법안을 발의한 탓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입장문을 통해 "민주평화당에서 진행하는 토론회에 참석하는 게 자칫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통해 진행되는 협의 과정에 혼선을 줄까 조심스러워 불참하게 됐다"며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카풀과 택시 업계간 좋은 대화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통해 카풀과 택시 업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상 국토교통부 신교통개발과장은 "카풀을 카카오만 하는 것은 아니고 중소 기업도 있기 때문에 대기업 대 영세기업 프레임으로 볼 수 없다"며 "오전에 여당이 택시 단체와 만났지만 결론이 안났고, 이 행사엔 카카오가 불참했는데 양측이 빨리 조건없이 만나 대화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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