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의학의 발전으로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정밀의료가 도입되면서 보험업계가 활용할 데이터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데이터가 적재될 수록 보험사의 언더라이팅은 더 정교해질 전망이다.
다만 유전자 형질로 사람을 분류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도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13일 김혜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맞춤의료(정밀의료) 현황 및 보험산업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정밀의료 시장은 의학의 발전과 인구 고령화, 의료비 과중 등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성장 추세"라며 "정밀의료 데이터는 보험산업 언더라이팅에 많은 이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의료계는 동일 증상에 동일 처방을 내리는 전통적인 의학 접근법에서 탈피해 독특한 유전적 특성에 기초한 치료법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맞춤의료는 개인의 유전 정보인 유전체 분석을 시작으로 개인의 특성에 맞게 치료함으로써 신체의 건강 한 부분에 해를 끼치지 않고, 질병 세포를 표적으로 하여 부작용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잠재된 질병을 미리 진단하거나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일도 정밀의료에 포함된다. 2013년 헐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고 미리 유방을 절제한 것도 정밀의료의 대표적인 예다.
정밀의료의 정의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의 주요 기관별로 상이하나, 유전·환경·생활방식, 영양상태, 임상 등 다양한 정보에 근거하여 보다 정확한 질병 진단,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게 된다는 헬스케어 서비스라는 데에 의견이 몰린다.
유전체 분석기술과 인공지능 등이 발전하면서 정밀의료 시장은 한 단계 더 올라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정밀의료 사업단을 출범시켜 개인 맞춤의료의 첫 발을 뗐다.
김혜란 연구원은 "전 세계 정밀의료 시장은 초기 단계로 2017년 474억 달러(약 53조5천억원)에서 2023년에는 1천3억 달러 (약 112조9천억원) 규모로 연평균 13.3%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세계인구의 50% 이상이 염기체 서열분석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전자 정보로 사람을 구분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필연적으로 얽혀있다. 우선 개인정보 보호의 측면에서 유전자 정보 처리 방법이 더욱 안정화, 고도화되기 전까지는 급격한 발전이 어렵다는 진단이다.
또 향후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보험가입이나 승진, 고용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대로 자신의 유전적 형질을 알고 있는 소비자가 그에 적합한 보험만을 선택적으로 가입할 수도 있다.
보험업계는 정밀의료의 데이터를 받아들여 언더라이팅에 반영하는 한편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이다. 김혜란 연구위원은 "특정 질병에 대한 등급 산정 및 간단한 언더라이팅이 가능한 디지털 애플리케이션 작성과 같은 언더라이 팅이 가능해졌다"며 "보험회사가 질병 및 의학 정보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이를 언더라이팅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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