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조석근 기자] 카카오가 카풀 시범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결국 택시업계도 사회적 대타협기구 참여를 결정했다. 카풀 논란이 새국면을 맞은 셈이다.
당·정이 주도하는 대타협기구에 택시업계도 합류하면서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카풀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택시 지원책 등 논의가 우선 순위로 다뤄진다. 카풀 논란 해결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아 돌파구를 찾게 될 지는 미지수다.
18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큰 결단 내려준 택시업계, 카풀을 중단한 카카오모빌리티에게 모두 감사드린다"며 "내주 초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식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어 "택시 업계도 살릴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찾도록 노력하겠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21일이나 22일 대타협기구 출범식을 갖고 논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활동 기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현희 위원장은 "활동 기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21일이나 22일에 출범식을 열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택시업계와 그동안 지속적으로 대화를 했다"며 "카카오가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여 참여가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택시 4단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타협기구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비대위는 "카풀 문제가 최우기 열사와 임정남 열사의 희생을 초래한 중차대한 현안임을 적시하고,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만약 카풀 개방을 전제로 운영될 시 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장이 좌초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카풀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택시업계는 국토교통부가 택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비대위는 "국토부는 여론조작으로 임정남 열사의 장례식이 무기한 연기됐음을 상기해야 한다"며 "조속히 진정한 사과와 함께 진상규명, 책임자 문책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정남 열사의 장례일정 및 향후 투쟁계획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타협기구 참여와 관계없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을 논의하겠다"며 "불법 카풀이 척결되는 그날까지 강고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범해도 '첩첩산중'
택시업계의 기구 참여는 불가피한 측면이 컸다. 참여 선언 막판까지 국토부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설왕설래 했지만 참여 조건으로 내걸었던 카풀 중단을 카카오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날부터 카카오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했다.
택시업계가 기구에 참여하면서 일단 대화에 물꼬가 트인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국회로 공이 넘어가 당파 싸움에 소모되고, 카풀 규제가 강화되면 국내 차량 공유 서비스 전반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타협기구를 둘러싼 회의적인 시선도 만만찮다. 민주당은 대타협기구에선 택시 산업 지원정책부터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풀을 비롯한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택시 지원책을 꺼내도 4개단체 모두가 합의하는 방안을 만들기는 쉽지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민주당은 택시업계 지원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택시를 살리는 쪽에 중점을 두고 4차산업 혁명의 정신을 살리는 혁신성장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며 "택시의 완전 월급제 정착, 감차 방안, 규제 완화, 새로운 서비스 발굴 등 다양한 의제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기구 자체가 택시 업계에 끌려 다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택시단체는 카카오가 카풀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기구 출범 사전 간담회에 돌연 불참했다. 카카오가 카풀을 중단하니 국토부가 택시에 대한 여론을 조작했다며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타협기구가 한시적인 기구인걸 감안하면 졸속 대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다.
카풀 업계 관계자는 "이제라도 논의가 시작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택시업계 지원책부터 논의되는게 우려스럽고, 당장 카카오가 카풀을 중단했다는 점 등 이로 인해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 투자 등이 위축되는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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