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잇슈] '콩' 사고에도 보험료 '쾅'…고령화車보험 절실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인구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작은 사고에도 높은 보험료를 지급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진료일수 장기화도 고액 보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령화 사회의 차사고에 맞춘 보험상품과 보상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26일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운전자의 고령화와 자동차보험'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보험에서 지급하는 부상 보험금 중 치료비의 증가세가 2014년 이후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7년 자동차보험 손해액은 2014년 이후 연평균 4.91% 증가하였는데, 이 가운데 대인배상 치료비는 연평균 9.76% 늘어나 자동차보험 손해액 증가세를 확대시켰다. 치료비는 2009년부터 2012년간 연평균 2.33% 확대됐지만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8.41% 증가하여 2014년 이후 치료비 증가율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사고 후 치료비인 향후치료비 증가율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향후치료비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8.90% 증가하였으나, 병원 및 직불 치료비는 같은 기간 연평균 7.95% 상승했다.

보험연구원은 치료비 확대의 원인으로 인구 고령화와 진료기간의 장기화를 꼽았다.

경미한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늘고 있지만 진료기간은 오히려 길어진 이유는 고령운전자 비중 확대와 관련이 있다고 보험연구원은 분석했다.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17년 12.3%로 높아졌고, 부상자 수 비중도 정비례하는 중이다. 2017년 60세 이상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지급된 대인보험금은 평균 377만원이고 평균 부상보험금은 278만6천원이라고 전용식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2017년 교통사고 부상환자들의 평균 진료기간은 22.7일로 2014년에 비해 연평균 4.5% 증가하였고, 평균 진료비는 2014년 63만 4천원에서 2017년 80만 4천원으로 8.2% 확대됐다. 반면 피해 인원은 2014년 147만3천350명에서 146만1천57명으로 0.3% 줄었다.

진료실 일수 비중의 경우 8일에서 15일, 16일에서 30일의 비중이 높아졌다. 일자 별로 진료실 일수가 7일 이내인 경우는 2014년 68.3%에서 2017년 61.9%로 줄어든 반면 8일에서 15일, 16일에서 30일의 경우는 16.6%에서 18.9%, 8.0%에서 8.9%로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인 외래진료비, 한방진료비 물가상승률은 연평균 2.3%, 2.6%로 물가상승률과 비교해도 진료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대안으로는 고령자의 운전사고 위험성을 분석한 신상품 출시나 보상제도 정비가 요구됐다. 전용식 연구위원은 "고령 운전자 비중 확대 속도를 고려하면 치료비 등 대인보험금 증가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보험금 증가는 보험료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고령 운전자의 사고 위험에 부합하는 보험상품의 개발과 보상제도 정비, 그리고 불필요한 진료기간 장기화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보험금 지급 기준 개정이 검토되야 한다"고 전했다.

보험연구원이 2017년 음주운전 억제, 경상환자의 불필요한 과잉치료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비 지급보증제도 개선 등을 주장해 치료비 지급보증 개정방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