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LG전자가 가전·TV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전년 대비 9.5% 늘어난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4분기 실적 부진으로 당초 기대했던 영업이익 3조원의 벽은 넘지 못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61조3천417억원, 영업이익 2조7천33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늘었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등을 필두로 가전·TV 사업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백색가전을 담당하는 H&A(홈앤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는 19조3천620억원의 매출과 1조5천24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도 7.9%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역시 1조5천185억원의 영업이익과 9.4%의 영업이익률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이에 LG전자는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를 합쳐 가전사업에서만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가전사업이 LG전자의 연간 호실적을 이끈 셈이다.
그러나 두 사업본부 이외의 나머지 사업본부는 오히려 전체 실적을 깎아먹는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3천2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MC사업본부의 연간 누적 영업손실은 7천901억원에 달한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C(차량부품)사업본부와 태양광 패널 등을 담당하는 B2B(기업간거래)사업본부도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LG전자의 4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5조7천723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적어도 1천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이보다도 낮은 실적에 그쳤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영업이익은 79.4% 감소한 수치다.
H&A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3천279억원, 영업이익 1천48억원으로 선방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6.8% 늘었다. 다만 HE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5천572억원, 영업이익 2천91억원으로 둘 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신흥 시장의 경기침체와 성수기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원인이다.
MC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7천82억원, 영업손실 3천223억원으로 15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액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로 전년 동기 대비 줄었고, 이 여파로 영업손실도 계속됐다. LG전자는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은 지속되고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VC사업본부는 지난해 인수합병한 오스트리아 전장부품업체 ZKW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1조3천9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74억원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2018년 내 분기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수익성은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는 것이 LG전자의 평가다. B2B사업본부는 매출 5천978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LG전자는 올해도 가전을 중심으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H&A사업본부는 LG 시그니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 초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자원투입과 지속적인 원가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HE사업본부에 대해서는 "올레드 TV, 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강화해 매출과 수익을 동시에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VC사업본부의 전망은 마냥 밝지 않다. 자동차 시장에서 나타나는 주요 시장의 보호무역 강화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일부 완성차 업체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자동차 부품 시장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VC사업본부는 대외환경 변화에 예의주시하며 사업 내실화 및 원가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2B사업본부는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과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경우 성장사업인 올레드 및 LED사이니지 등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태양광의 경우 시장 다변화를 통한 매출과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한편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전망을 여전히 어둡게 봤다.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감소와 판매 경쟁 심화를 예상했다. 일단 북미,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5G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적기에 출시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MC사업본부의 올해 목표다. 원가 효율화를 통한 손익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예상되지만, 미래 준비 관점에서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로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에 선제적인 준비를 통해 5G, 새로운 폼팩터 등을 앞세워 매출을 늘리고 수익구조도 개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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