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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장애' 결국 인정되나 … WHO 집행위 회의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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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까지 적용 유예 가능…한국 정부 측 발언권은 제한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우리 정부가 게임 장애(game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지만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 수정을 이끌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ICD-11이 최종 확정되는 오는 5월 총회까지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한다는 방침이나 ICD-11 초안은 그대로 통과될 게 유력한 상황이다.

7일 업계 등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보건복지부, 한국게임산업협회로 구성된 정부 공동 방문단은 지난달 24일부터 2월 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44회 WHO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집행위원회 회의는 5월 총회를 앞두고 집행이사국간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로 사실상 게임 장애의 ICD-11 등재를 막기 위한 승부처로 평가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게임 장애 항목이 포함된 ICD-11 초안이 5월 예정된 WHO 총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WHO 홈페이지. [사진=WHO 홈페이지]
게임 장애 항목이 포함된 ICD-11 초안이 5월 예정된 WHO 총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WHO 홈페이지. [사진=WHO 홈페이지]

문체부에 따르면 당초 1월 28일 다뤄질 예정이던 게임 장애 안건은 타 안건 등에 밀려 이틀 뒤인 1월 30일에야 촉박하게 논의됐다. 또 미국을 제외한 타 집행이사국들은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도입 시기가 다소 빠르다는 일부 회원국 의견에 따라 WHO 사무총장이 발효 시기를 5년 뒤인 오는 2024년까지 늦출 수 있는 단서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의 ICD-11 초안은 5월 총회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현재 WHO 집행이사국 지위가 아니어서 발언권에도 제약이 있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회의가 있기 전 WHO 측을 만나 (게임 장애의 ICD-11 등재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따로 전달했다"며 "아직 최종 확정된 게 아닌 만큼 지속해서 설득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WHO가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처음 밝힌 시점은 지난 2017년 12월이다. 이후 전 세계 게임업계와 의학계를 중심으로 WHO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논란이 확산됐다. WHO는 지난해 총회에서 ICD-11을 확정하려던 계획을 1년 뒤로 유예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여전히 게임 장애가 등재된 ICD-11 최신판을 공개하면서 게임 장애 질병 분류입장을 재차 확인시키기도 했다.

ICD-11이 5월 총회에서 승인될 경우 그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한국표준질병분류(KCD)가 WHO의 권고에 따라 분류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게임 장애를 정식 질병으로 다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WHO에서 게임 장애를 질병화하기로 확정하면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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