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성윤 기자] 카드업계가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에 따른 뒷수습에 적극 나서면서 업계 안팎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이 연 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인상 협상에 나서자 카드업계가 '고통 나누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된서리를 맞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8개 카드사는 내달부터 연매출 500억원 이상의 가맹점에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3%포인트 올리겠다고 지난달 말 통보했다.
이번 인상안이 추진될 경우 백화점을 제외한 통신사,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들은 평균 카드수수료율이 기존 1.8~1.9% 수준에서 2%대로 뛰게 된다. 백화점은 기존 2.04%에서 2.24~2.34%로 오른다.
다만 카드사들의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인상은 원활히 진행되기엔 어려움이 크다.
대형가맹점 카드 수수료는 각 카드사들이 독단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고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 양 측에서 협상을 진행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대형가맹점이 매출 기여도가 높아 카드사와의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대형가맹점들은 카드사들이 가맹점들에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와 관련해 부담해야할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는데도 큰 인상없이 고정된 수수료율을 곧잘 지켜왔다.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2014년 4조원대에서 2017년 6조원대로 불어난 반면 대형가맹점 수수료율은 1.7~1.8%대에서 1.9%대로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카드업계에서는 이번 카드수수료 인상안 추진이 사익을 보존하기 위한 대처라는 논란이 일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상에 대한 논의가 마치 카드사들이 책임을 타업계에 전가하는 것 같이 비춰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일방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사항일뿐더러 대형 가맹점들은 이미 일정한 카드 수수료율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업황에 따라 소폭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인상안이 실제로 추진된다고해서 카드사들에게 큰 수익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작년 11월 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을 기존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연매출 30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개편 방안에 따라 카드사들이 부담해야할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 비중은 기존 84%에서 지난달 96%로 늘어났다. 여신금융연구소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카드사 순이익 규모가 올해 7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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