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자유한국당이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나치게 우경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내 인사들이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김진태 당 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은 최근 두 차례 진행된 합동연설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상대 후보자들을 향해 욕설과 야유를 보내 연설회가 중단되는 등 행사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또,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저딴 게 무슨 대통령" "제게 90% 이상의 표를 몰아주면 문재인은 반드시 탄핵 될 것" "탄핵에 실패한다면 자유대한민국은 멸망하고 적화통일 돼 북한 김정일의 노예가 될 것"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전대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당 안팎에선 "당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분열을 조장한다"며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 대안찾기' 토론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과격분자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질서를 지키지 않는 과격한 사람들이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고 비판했다.
황영철 의원도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그런 (극단적) 발언들이 우리당에서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굉장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이완구 전 총리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정한 의미에서 국민 화합 아래 국가를 발전시키자는 게 정당의 존립 이유인데, 이런 식으로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정말 경계해야 하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없어져야 할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권 주자인 오세훈 후보도 이날 영등포 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전국 전·현직 기초광역의원 지지선언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요즘 국민들께 비춰지는 당의 모습이 참으로 백척간두에 서있는 것 같다"면서 "정통보수 정당이라는 한국당이 어쩌다가 이렇게 계속해서 우경화의 길로 간다고 하는 이런 평가를 받게 됐는지 서글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막말 논란' 중심에 선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자신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진실을 말하면 막말·극우가 되는 세상이다. 언론에서 아무리 막말, 극우 프레임으로 엮어도 진실은 가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진태 당 대표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어제 대구합동연설회장에서 야유 등 다소 불미스런 일이 생긴 데 대해 저도 마음이 불편하다"며 "특히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치러진다는 점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 앞으로는 보다 품격있는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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