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양사 노동조합이 인수합병에 반발, 집단행동을 예고하면서 조선 빅딜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2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같은 시각 대우조선 노조원들은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선다.
이날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에 반대하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대우조선 노조와 인수합병에 반발하며 공동대응에 나선 만큼 쉽게 과반수를 넘어설 전망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미 집단행동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대우조선 노조는 18∼19일 이틀간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가 찬성표를 던졌다. 조합원 전체 5천611명 중 5천242명이 투표에 참여해 4천831명(92.16%)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파업돌입 시기는 노조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한 반대 집회를 시작으로 21일 노조간부 상경 집회, 27일에는 전체 노조원의 산업은행 본점 상경집회 등 투쟁 수위를 점점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본계약 체결 이후 실사단의 방문을 강력하게 저지하는 것도 검토되면서 향후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치권과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정의당·민중당·노동당·녹색당 거제시당 등 4개 정당과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전날 "대우조선이 인수되면 부산·경남 조선 기자재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며 "거제지역 정치권은 노조와 함께 연대해 이번 졸속 매각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조선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는 2020년부터 진행되는 환경규제(IMO 2020)로 인해 업황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집단행동이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10조원 가량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 만큼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국가 조선업 경쟁력 강화라는 큰틀에서 고심했을 것"이라며 "회사 측과 노조가 계속해서 협의를 통해 인수합병을 진행해 경영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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