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금융감독원의 ‘발톱’인 금융사 종합검사가 4년만에 부활 신호탄을 쏘면서 범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종합검사의 집중 타겟으로 꼽히는 시중은행과 보험업계의 반응과 종합검사 전망을 2회에 걸쳐 들여다 본다.[편집자주]
기준 이하의 금융사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의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계획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과하면서 금융업계가 바짝 얼어붙었다.
시중은행들은 주요 검사대상에서는 빗겨났다는 안도감 속에서도 지난해 채용비리 논란과 대출금리 조작의 여진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내부 통제 등 윤리 건전성에서 낙제점을 받아 집중 검사 대상으로 분류되면 잠재웠던 논란에 제2의 불씨가 타오를 수 있다는 우려다.
◆'솎아서 본다'에 의견 모인 당국…금융업계 "자의적 선정 가능"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20일 정례회의에서 금감원의 '2019 금융사 종합검사 계획'을 승인했다.
이번에 결정된 종합검사 방식은 '유인부합적(incentivecompatible) 종합검사'다.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는 모든 금융사가 일정 주기로 검사를 받는 일반적 종합검사에서 벗어나 일정 기준 이하의 금융사만 검사 대상으로 삼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금융 소비자 보호 수준과 재무 건전성, 지배 구조와 내부 통제 실태 등 상시 감시 지표를 평가해 대상을 솎아내기로 했다.
금융사 종합검사는 윤석헌 원장의 아킬레스 건이자 칼자루다. 취임 직후부터 "호랑이(김기식 전 원장)가고 해태가 왔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금융사와의 기싸움에서 번번히 어려움을 겪었다.
윤석헌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소비자금융을 주요 목표로 지목한 바 있다. 첫 과제로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지급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보험업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분쟁조정위원회가 암 보험금과 즉시연금 지급 결정을 내렸는데도 보험사가 불복하는 전무후무한 결론이 나면서 윤석헌 원장과 금융업계의 기싸움이 고조됐다.
금감원의 '발톱' 종합검사가 부활하면서 무게추가 다시 윤석헌 원장에게 쏠린 모양새다. 금감원 종합검사는 검사 인력 20여명이 한 달 가량의 기간 동안 금융사에 머물면서 금융사의 재무건전성과 내부 통제 등 전반적인 내용을 샅샅이 살피는 고강도 검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인부합적 종합검사가 과도한 개입을 억제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검사 대상에 선정되는 순간 기준 미달의 금융사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며 "특정 회사만 골라 파고들면 어떤 부분에서든 낙제점을 받을 수 있다. 표적검사의 위험성도 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검사를 받을 시기가 됐다고 판단해 지시를 내리면 금융사로서는 피할 재간이 없다"고 답했다.
◆銀, 4년만 종합검진에 '묵은 병' 나올까…"보험업계 뒤에 숨기 어렵다"
시중은행들은 집중포화를 피했다는 점에서 안도하면서도 종합검사에 대한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종합검사는 회사의 채용부터 재정, 내부통제 등 전체를 살펴보는 데다 검사 기간만 해도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며 "불필요한 검사를 줄인다고 했지만 사실 관련 부서들은 준비기간까지 더하면 한 해의 반은 검사에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을 들여다볼 때에 미흡한 부분인 금융 소비자 보호를 중심으로 검사한다는 취지인데 이전에 치러졌던 경영실태 평가 등과 유사한 방식이지만 종합검사를 대하는 마음은 더욱 무겁다"고 부연했다.
보험업계에 초점이 모이면서 타 금융권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다만 안팎에서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과잉 개입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내면서 은행도 똑같이 강도 높은 조사를 감내해야 할 수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험이 논란거리를 안고 있다고 해서 보험만 더 세게 검사를 한다는 기대는 할 수 없고, 은행이나 카드나 범 금융권에 대한 조사 강도는 동일하다"며 "오히려 보험사 대상 검사의 강도가 강해지면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금융사에 대한 조사도 세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겨우 잠재운 논란거리들이 다시 수면에 오를 가능성도 높아졌다. 은행들은 지난해 채용비리 논란과 대출금리 조작,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등으로 시끄러운 한 해를 보냈다. 종합검사의 모태는 은행감독원으로, 본래 시중은행들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방법이었다는 점에서 은행권은 고요한 가운데서도 불안함을 숨기기 어려운 처지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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