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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5G 데이' 강행?…과기정통부, '플랜B'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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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차선책인 한정판매로 시간 벌 수도 있어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말 세계 첫 5세대통신(5G) 상용화(단말)를 공언한 가운데, 최근의 일정 논란에도 이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책적, 기술적 문제로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다. 당장 전용 스마트폰 출시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다 5G 요금제 신청이 반려되는 등 이달 말까지 준비를 끝내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기존 일정대로 이달 말 5G 상용화를 강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 역시 이달 말로 일정을 공언한 상태여서 한정적 수준이나마 예정대로 기념식을 가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6일 다수의 이통업계 관계자는 "예정된 '코리아 5G 데이' 일정은 아직 취소되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서 3월말 상용화를 공언한 바 있어 업계 입장에서는 이를 따르기도, 연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은 맞다"며, "(3월말 상용화는)기술적으로 충분히 제한적 수준은 가능해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좌)이 지난 25일(현지시간) MWC19 전시장을 관람하고 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좌)이 지난 25일(현지시간) MWC19 전시장을 관람하고 있다

◆ 28일 코리아 5G 데이 '플랜B' 가능성 주목

5G 모바일 상용화를 선언하는 공식 행사인 이른바 '코리아 5G 데이'는 현재로선 홍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이달 마지막주인 오는 28일이 유력시 된다. 정부는 이달말 상용화는 언급했으나 정확한 행사 일정은 함구하고 있다.

문제는 5G 스마트폰이 기한 내 출시될 지 여부. 칩셋 등 문제로 일각에서는 출시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려처럼 5G 단말이 정식 출시되지 않더라도 일부 물량의 한정판매 수준으로 행사 등을 갖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조업체 고위 관계자는 "기술적인 면이나 공급 측면에서 한정적으로 단말을 제공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부족한 부분은 추후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으로 보강할 수 있어, 우선적으로 준비된 단말로 개통한 뒤 시간을 버는 방법이 유력시 된다"고 설명했다.

즉, 출시일에 맞추지 못하더라도 갤럭시S10 5G와 V50 씽큐 5G 단말을 일부 풀어 개통을 통한 '세계 최초 5G 단말 상용화' 타이틀을 가져오는 방식이다.

과거 유사 사례가 있었다는 점도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지난 2014년말 이통3사의 '3CA 세계 최초 상용화 경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3CA는 주파수를 3개를 엮어 LTE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2014년 11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3CA LTE 망 연동 테스트를 시작해 약 1개월간의 검증을 마치고 상용화할 수 있는 단말 출시를 기다렸다.

이 때 SK텔레콤은 전용단말인 '갤럭시 S-LTE'를 100대 한정 판매하고, 유료평가단을 구성하는 형태로 서비스 상용화를 공식화 했다. 이후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SA) 보고서에 3CA 세계 최초 상용화가 게재되면서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3CA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알린 바 있다.

다만 이후 이에 반발한 KT와 LG유플러스가 소송을 제기, 법원으로부터 SK텔레콤의 광고가 부당하다는 결과를 얻어냈으나 이미 최초 타이틀은 SK텔레콤 차지가 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을 소개하고 있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S10을 소개하고 있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 정부, 무리한 5G 상용화 일정에 '자충수'?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가 3월 상용화를 공식화한 것은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있다. 제조사, 칩셋업체 입장에서는 여러 변수를 감안, 일정을 확정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통3사 CEO 역시 지난 연말부터 3월 또는 4월 등 뚜렷한 시점을 한정하는 대신 "단말이 출시되는 시점"이라는 언급으로 구체적인 시기를 못박지는 않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일(현지시간) 갤럭시S10 5G를 발표하면서 정확한 출시일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LG전자 역시 24일(현지시간) MWC19서 'V50 씽큐 5G'를 발표했으나 출시일은 따로 언급이 없었다.

현재 일정 지연 원인으로 지목되는 모바일AP, 특히 통신모뎀 및 RF솔루션도 정확한 공급 시기를 발표한 것은 없다.대부분 일정을 확정하지 않거나, 올해 상반기 또는 중순 등 당초 로드맵 역시 이 같은 계획을 따르고 있다.

실제로 퀄컴은 통상 새로운 칩이나 칩셋 출하 일정을 발표할 때 상,하반기만을 구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첫 5G 통신모뎀인 '스냅드래곤X50 5G' 역시 최초 공개시 '2019년 상반기'로만 명시했다.

퀄컴칩 공급 지연으로 한국 5G 상용화가 늦어질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퀄컴 측 속내다.

또 우리와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두고 경쟁 중인 미국이 5G 단말 상용화 시점을 5월로 못박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국 버라이즌과 스프린트의 경우 오는 5월 5G 스마트폰 출시를 공식화한 상태. 이번 MWC19에서도 샤오미가 미믹스3 5G를,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의 5월 출시를 발표했고, 화웨이도 메이트X 5G를 올해 중순에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의 5G 스마트폰 출시 시계는 5월 전후를 가리키고 있다는 뜻도 된다.

그럼에도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가 자체 5G 칩셋을 보유, 퀄컴의 로드맵보다 더 빠른 시기에 5G 단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게 정부의 '3월말 상용화'의 뒷 배경이 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역시 이달을 넘긴 4월 출시에 힘이 실리면서 결과적으로 3월말 상용화 등 일정에 변수 등이 불거진 형국. 일부 소량으로 정부 일정에 맞추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의지가 큰 상태여서 기업 입장에서 안된다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러 부정적인 신호가 있지만 기존 계획을 강행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SKT]
[사진=SKT]

◆ 5G 요금제 변수 될까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6일 열린 제2차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에서도 "전력을 다해 뛰지 않으면 5G 시장을 우리가 먼저 열고도 주도권을 해외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3월말 상용화가 어렵다는 우려에도 빠른 상용화 등 의지를 재차 확인한 셈이다. 다만, 이날 유 장관 역시 3월 상용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대신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상용화를 위해서는 장비나 단말 실증 실험을 거쳐야 한다"며, "그런 부분을 정부와 이통사, 제조사가 협력해 세계 최초로 하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전용 스마트폰를 확보해도 요금제 문제는 남는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인가 신청한 5G 요금제(이용약관) 반려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식 발표했다. 중저가 요금구간 혜택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5G 요금제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이달 말까지 재 인가 신청 등 심의를 거쳐 요금제가 확정될 지는 미지수. SK텔레콤에 이에 5G 요금제 신고를 준비해온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난감해진 상황이다.

업계는 5G 서비스가 새로 시작된 서비스로, 초기에는 데이터 사용이 많은 층이 주 고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고가 구간에서 LTE 대비 약 30% 저렴한 수준으로 5G 요금제를 설계한 것도 이때문이다.

또 5G 서비스가 상용화 되더라도 당분간 LTE가 중심 서비스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LTE 서비스가 5G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인 것.

실제로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S10의 초기 판매 상황에서도 잘 드러나는 대목. LTE 모델인 갤럭시S10은 5G 출시가 예상되는 상황에도 전작 대비 높은 예약률을 보였다. 첫날 개통량은 전작대비 120% 수준으로 집계됐다.

즉, 5G 초기 시장은 기존 중저가 구간은 LTE를, 고가 구간은 LTE와 5G가 교차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통사 역시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 중저가 5G 요금제를 낼 계획이다.

앞서 LTE가 도입된 2011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3G 요금제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LTE 모델을 3G용으로도 판매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던 것. 이에 따라 당시 LTE를 도입치 못했던 KT는 LTE폰을 3G 요금제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풀어준 바 있다.

정부의 LTE 수준의 3만~4만원대 보편적 수준의 5G 요금제 요구에 업계가 난색을 표하는 이유다. 정부와 업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경우 전용 요금제가 없어 서비스 출시가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전용 요금제 출시가 이번 상용화 일정의 최대 변수가 된 셈이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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