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을 많이 쓸수록 카드수수료를 더 부과하는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다시 한 번 힘을 실었다. 대형가맹점과 카드업계의 분쟁을 직접 조정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분쟁의 종착역은 대형가맹점 수수료 현실화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위원장은 7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카드수수료 산정의 핵심은 수익자에 따라 차등적인 수수료를 부과하자, 그중에서도 마케팅 비용에 초점을 맞춰서 카드수수료를 산정하자는 취지"라며 "과거 카드업계가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거나 적게 쓰거나 같은 수수료를 부여했는데, 이제는 많이 쓰는 곳에는 많이 부과를 하자는 원칙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금융위가 신용카드 업계와 이런 원칙을 세웠지만, 카드업계와 대형가맹점의 분쟁은 이 과정에서 나오는 분란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카드업계가 현대차에 제시한 카드수수료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종구 위원장은 "카드사가 제시한 수수료율이 적정 수준인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인상된 수수료율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이게 법령에 어긋나거나 불공정한 행위인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손병두 금융위 사무처장도 전날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손병두 사무처장은 6일 사전 브리핑 질의응답 자리에서 "정부가 대형가맹점에 구체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지만 정부 정책에 협조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대자동차 등을 제외한 다른 초대형 가맹점에서는 카드수수료를 둘러싸고 이 정도의 큰 불화는 없는 것 같다"며 "대형가맹점만을 압박한다고 한다면, 그 동안 많은 서비스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4일 카드업계의 카드수수료 인상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등 5개 주요 카드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카드사들의 인상안은 현행 1.8%에서 1.9%대로 0.12~0.14%포인트(p) 인상이다. 현대·기아차는 카드사들의 인상안을 역산하면 연간 300억원 이상 추가 부담이 생긴다고 산출했다.
갈등이 빠르게 봉합되지 않으면 오는 10일과 11일부터 현대차와 기아차를 카드로 구매할 수 없다.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의 실적하락이 이어지자 정부는 대형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현실화 하는 방향의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연 500억원 이상 매출의 대형가맹점이 대상으로, 카드사들은 올해 1월 자동차와 항공, 통신, 유통사 등 대형가맹점 2만3천곳에 3월 1일부로 수수료를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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