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를 오늘 확정한다. 현대중공업의 산하인 조선합작법인에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이 각자 지분을 갖는 형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날 오후 3시 이사회를 열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결정한다. 이사회의 결정이 마무리되면 본계약도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완전한 자회사는 아니지만 현대중공업이 최대주주가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매각이다.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로 중간지주에 1조2천500억원을 주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조2천500억원을 추가한다. 이 돈은 대우조선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산은은 보유 주식 5천974만8천211주 현물출자와 함께 대우조선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1조5천억원을 지원한다. 대신 산은 앞으로는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보통주가 신주발행된다. 현대중공업이 계열 조선사를 총괄하는 통합법인을 만들고 대우조선에 1.5조원을 출자하면 비율상 1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산은은 앞서 지난 1월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의 민영화 협상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모두에게 기회는 있었지만 현대중공업과 기초협상을 마무리 지은 단계로 삼성중공업이 현대중공업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못할 때에는 현대중공업과의 계약이 확실시됐었다.
삼성중공업이 매각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지난달 12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됐다.
산은은 IMF로 대우그룹이 흩어진 1999년부터 대우조선을 관리해 왔다. 산은은 2008년부터 한화 등에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중단된 바 있다.
그간 대우조선 민영화의 발목을 잡았던 수출입은행의 대우조선 영구채 처리 문제도 사실상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수은이 2016∼2017년 대우조선 전환사채(CB) 2조3천억원을 인수하면서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하기 위해 만기 30년 영구채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2021년까지 연 1%인 영구채 금리가 2022년부터 대우조선 무보증회사채 금리에 0.25%포인트(p) 가산되는데, 이 경우 현대중공업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수은이 영구채의 금리를 다소 낮춰주면서 영구채를 주식으로 일정기간 변환하지 않는 방식으로 의견이 모였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는 각자 대우조선의 인수와 매각에 반대하는 상경 투쟁에 나섰다. 현대중 노조는 8일 오전 9시부터 집행부와 대의원 등 확대간부 150여명을 대상으로 7시간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1만여명의 일반 조합원들은 정상 근무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이날 상경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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