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의결권자문사에 이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요주주인 국민연금까지 사측에 힘을 보탰다. 기세등등하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궁지에 몰린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ISS, 글래스루이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를 대표하는 의결권자문사들이 엘리엇의 현대차‧모비스 배당안에 대해 일제히 반대할 것을 권유했고, 국민연금은 엘리엇의 모든 안건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엘리엇은 올해 1월 보통주 기준 현대차에 4조5천억원, 모비스에 2조5천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동시에 현대차에는 3인, 모비스에는 2명의 사외이사‧감사를 추천했다.
주주들의 주총 표 행사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미쳐온 의결권자문사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엘리엇이 제시한 배당안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대규모 배당으로 인해 연구개발(R&D)이나 공장 투자를 위한 자본요건 충족에 어려움이 생길 것을 우려, 엘리엇의 배당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결론 지었다.
글래스루이스 역시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 지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회사의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인 재무적 수익을 위해 상당한 연구개발 비용과 잠재적 M&A 활동이 요구될 것"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국내 최대 의결권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역시 "배당은 장기적인 정책에 따라 안정적인 추세로 지급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회사가 제시한 주주환원정책은 이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며 엘리엇 안에 불행사를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도 엘리엇의 과도한 배당정책이 회사의 실적에 적절히 연동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 "배당으로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업계 불황을 고려하면 현대차는 대규모 배당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장기적인 성장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사측이 제시한 안건에 찬성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유했다.
다만 사외이사‧감사 선임에 있어서는 이견을 보였다. ISS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엘리엇의 안에 대해서는 대부분 찬성 의견을, 글래스루이스와 기업지배구조원은 대부분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게 될 국민연금도 엘리엇을 외면했다. 국민연금은 현재 현대차 지분 8.7%, 모비스 지분 10.01%를 보유해 양사의 2대주주에 올라있어 캐스팅 보트로 평가됐다.
국민연금은 14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개최해 정기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 현대차와 모비스가 제안한 ▲2018년 재무제표 승인(배당안)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 선임 등 안건 전부를 찬성키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면서 엘리엇이 제안한 두 회사의 배당안(보통주 기준 현대차 4조5천억원, 모비스 2조5천억원)은 물론, 양사에 추천한 사외이사‧감사 후보에 대해서도 이해상충과 기술유출 등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일체 반대했다.
이처럼 주총에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이들이 일제히 엘리엇에 등을 돌리며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주총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의결권자문사는 물론 국민연금까지 대체적으로 엘리엇과 반대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승리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물산에 이어 이번 현대차서 완패할 경우 엘리엇은 한국에서 자리잡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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