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현재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금호고속의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상장 추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유동성이 부족한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조달에 도움을 준 케이프투자증권이 지난달 금호고속 전환사채(CB)를 사들여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금호아시아나와 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현재 여러 증권사에 상장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언젠가는 상장을 하겠다는 게 금호아시아나의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금호고속 상장을 검토 중에 있지만 시기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점진적으로 상장 가능한 기업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은 신주 발행을 통해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거나 대주주가 일부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 보통이다. 기업 공개를 통해 투명경영이 가능해지고 막대한 시중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상장의 가장 큰 메리트다.
상장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2월 말 2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CB를 사들인 케이프투자증권 역시 조명받고 있다.
금호고속 CB 발행 후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 발행에 나섰다. 전체 1천500억원을 목표로 우선 15일 금호고속 CB 투자자인 케이프투자증권으로부터 850억원을 받고 30년 만기 영구채를 발행한 것이다. 이 두 자금조달의 대상이 동일하다는 점 때문에 금호고속 상장이라는 고리로 이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CB는 회사채의 성격을 가지면서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붙는 채권이다. 투자자가 옵션을 행사하면 주식으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이자를 받으면서 향후에는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금호고속 CB 투자자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 상장을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더 이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부터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다. 6월에는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해 철회했고, 11월에도 2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시장에서는 낮은 신용도 때문에 앞으로도 영구채 발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영구채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향후 금호고속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금호고속이 상장을 하게 될 경우 적잖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케이프투자증권은 시장에서 외면 받아온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금호고속 CB를 받고,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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